LA에서 NY까지. 매일 하루 약 10시간 걷기
생각이 많다는 것은 뭘까?
“ 나는 생각이 많아서 잠을 못 자 ”라고 한 친구가 말했다.
그 말에 나의 대답은 심플했다.
“몸으로 행동해야 할걸 머리로 하니 생각이 많지”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의 재정의가 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사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입으로 대뇌이며 각인했다. 안 와닿았기에 머리속에 기억할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으로 움직이다 보니 생각이 정리되는 순간을 근래 연달아 두 번 겪었다
이번에 미국에 갈 때 나의 머릿속은 많이 복잡했다.
생각이 생각을 낳았고 가만히만 있어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나를 잡아먹는 것 같았다.
첫 번째 행선지인 LA에 도착할 때쯤 단 하나의 목표만 만들었다.
미팅으로 아무리 바빠도 HOLLYWOOD SIGN에 간다.
LA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바로 구글맵을 켰다.
구글 맵으로 걸어서 2.5h 나왔다.
2.5시간. 왕복 5시간? 괜찮은데? 란 생각이 들었다.
바로 나갈 준비를 하고 숙소를 나섰다.
걷다 보니 생각보다 갈랫길이 많았다. 중간지점에서 또 두갈랫길이 나왔는데 hollywood sign 쪽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지만 길이 끊겨있었고 다시 돌아 돌아 약 7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사실 도착하면 생각이 다 정리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생각이 정리가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났다.
지금까지 잘해왔구나. 나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la 있는 동안 매일 hollywood sign을 올랐고 마지막날 4시간 동안 정상에서 하염없이 la시내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하나의 생각만 하게 되었다
“ 다시 내가 이곳에 올라올 땐, 미국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했을 때이다”
두 번째는 뉴욕이었다
뉴욕 숙소에서 짐을 풀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4시간을 걸었을까, 내 눈앞에 타임스퀘어가 나타났다.
타임스퀘어를 보는데 순간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내 귀에서 나의 심장박동소리가 들리면서 타임스퀘어의 전광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슈퍼모델 수상 직후 강남역에 서서 강남대로 전광판들을 봤을 때가 생각났다.
수많은 전광판들과 화려한 불빛들을 보면서, 딱 3년 이내 나의 광고가 나오게 할 거라고 다짐을 했는데, 3년도 안되어서 5개의 광고가 전광판에 걸렸다.
강남대로에 서서 그 전광판을 볼 때의 느꼈던 떨림과 두근거림이 뉴욕 한복판인 타임스퀘어 앞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었다.
LA이어서 NY. 느꼈던 이 떨림과 느낌과 생각을 그대로 만 가지고 있을 순 없었다.
미리 약속 잡은 에이전시 말고 무작정 구글맵을 켜서 TOP20 에이전시 주소와 이름을 적은 뒤 컴카드를 들고 무작정 찾아갔다.
한국에서 온 슈퍼모델이자 배우라며 프리랜서로서 삼성, 벤츠캠페인, 골든구스, 백화점등을 촬영했고 이곳 뉴욕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싶다고 했다.
그 눈빛과 에너지를 좋게 봐주신 덕분일까 많은 에이전시에서 좋게 봐주시며 캐스팅디렉터분들과 만나게 해 주셨다.
나에게 비자만 만들어 오면 함께 일하자고 하는 에이전시들도 생겼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을 했지만 멋진 결과물들을 얻은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어떤 결과물을 말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이 모습 하나하나가 곧 앞으로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리라 생각이 든다.
내가 그려지는 대로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도, 생각을 생각에서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그림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미국에 있는 약 한 달의 시간 동안 나는 평균 10시간을 걸었다.
사실은 돈을 아끼려고 했던 행위가 이렇게 생각이 나도 모르게 생각이 정리하는 힘을 경험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생각이 너무 많다면 한번 걸어보는 게 어떻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