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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나의 원동력, 부모님 


우리가 흔히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할 때 대개 ‘원동력’이 있다.      



원동력.           

원동력 (原動力) 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움직임의 근본이 되는 힘이다.      



근원 원/ 움직일 동/힘 력          

근원원(原)은 기슭엄 (厂)과 샘천자 (泉)가 결합한 모양이다. 

샘천은 돌 틈 사이에서 물이 솟아 나오는 모습을 한자화한 것인데 물길이 시작된 곳을 뜻한다.      

움직일 동(動) 은 무거울 중 (重)과 힘력 (力) 자가 결합한 모습으로, 보따리를 메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이 보따리를 옮기기 위해 힘을 쓴다는 뜻이다.      

힘력(力)은 농기구가 그려져 있는데, 농사일에는 고강도의 노동력이 필요해서 힘력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원동력’이란, 내가 하나 목적을, 일을 하기 위해 힘들어도 나아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라고 알 수 있다.           

이 근원이 어디 있는지에 따라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장애물을 만나도 무너지지 않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미루어볼 때 나의 원동력은 ‘부모님’이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들을 당해서 키 176에 몸무게가 40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해 몸은 음식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학교가 끝나면 영양소가 든 링거를 맞고 집에 오는 게 일상인 어느 날,      

그날도 어김없이 엄마를 지나쳐 내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대화를 하자며 애절하게 말하셨는데 뿌리치고 지나치려는 순간 

엄마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으셨다. 그리고 손을 미친 듯이 비비셨다. 그러면서 눈물을 참으며 말씀하셨다.     


     

“ 은지야 엄만 은지 너에게 언니 같은,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너 혼자 모든 짐들을 짊어지고 저 언덕을 오르게 해서 미안해. 은지 너 혼자 모든 짐들 지게 해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며 엄마 가슴을 퍽퍽 치셨다. “엄마 마음 넝마 되어도 괜찮으니까 은지의 짐 엄마에게 조금만 줄 수 있을까? 엄마가 미안. 엄마가 너무 미안” 그렇게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보다 더 오열하며 나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엄마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그날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용기 내서 열 수 있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밥을 억지로라도 먹기 시작했고 조금씩 말문도 생길 무렵  집에 왔는데 아빠가 거실에서 책을 고르고 계셨다.      


아빠에게 가서 “ 아빠 나 부끄럽지 않아요?”라고 물었는데 답변이 의외였다. “아니, 난 우리 딸이 너무 자랑스러워.” 자랑스럽다는 뜻은 뭔가를 이뤄냈을 때 하는 말인데 의아했다.     




“ 은지야. 아빠도 고등학생 때 광주 민주화가 터졌고, 함께 나갔던 친구의 배신으로 군인들이 아빠 학교에 왔어. 다행히 선생님이 바닥 판자를 뜯어서 숨을 수 있었고 끌려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 뒤로 자영업들을 지금까지 하면서 세상이 정말 힘들고 더럽다는 걸 많이 느꼈어. 그런데 우리 딸은 세상을 장밋빛처럼 쳐다보는 걸 보며 아빤 세상의 힘들고 더러운 모든 걸 지켜주고 싶어. 그런데 은지야.  언젠가 이 세상엔 아빤 없어. 이 사건이 지금 너에겐 전부이겠지만, 시간이 흘러 다른 사람에게 덤덤하게 말할 정도가 된다면, 더 큰 파도가 너를 덮친다고 하더라도 넌 오뚝이처럼 일어날 것이라는 걸 확신하기에 아빤 네가 자랑스러워.”     

그렇게 말하며 안아주시는데 나는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엄마와 아빠가 해주신 저 말씀, 눈빛, 행동 숨소리 등 모든 것들이 내가 죽을 때까지 감당해야 할 ‘나의 업’이라고, 그렇기에 정말 제대로 살아보자고. 부모님께 앞으로 아무리 해도 갚을 수 없는 사랑을 받았는데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그렇기에 어떠한 행동을 할 때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로서의 선택인지 묻게 되었다.     

지칠 때는 엄마 아빠 생각을 하면 더 견딜 수 있게 되었고, 기쁠 땐 가장 먼저 연락해서 함께 나누게 되었다.     


비록 엄마 아빠가 걱정하는 길을 걷고 있지만 엄마 아빠가 계시기에 지금의 결과들을 만들 수 있었고, 앞으로도 만들 수 있다.      


    

당신의 원동력(原動力) 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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