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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Jul 11. 2024

추억의 시간

오랜만에 비가 멈춰 기분까지 상쾌해 지는 날이다.

여느 아침처럼 커피숍을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날씨만큼이나 밝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 여기온다. 저기도 온다. 우와 엄청빨라."

"엄마, 여기봐 여기 또와"

"우리도 탈거야? 안탈거야?"

"또온다 온다. 이번에는 3개나 온다 우와~"

버스를 바라보며 신기해 하는 아이의 모습이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한다.


1호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지나다니는 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함께 '타요'라는 만화영화 주제곡을 부르며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며

율동까지 덧붙여 버스 구경을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중학교를 어디 갈 건지 고르며

오락가락하는 날씨처럼 기분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춘기 초입의 예비 중학생이 되어 버렸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흐르다니, 아이의 성장 속도에 놀라면서도 흐뭇한 마음이 든다. 

그때 그 순간들이 그리워지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을 아쉬워지는 이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추억 속에서 아이의 웃음소리와 함께했던 그 순간들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오늘은 집에가서 10년전 동영상을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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