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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May 29. 2024

이것은 갱년기인가, 우울증인가

아래의 증상들을 보고 갱년기인지 우울/불안 증세인지 맞춰보자.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경험이 의사보다 나을 수도 있다. 왜냐면, 그들은 원인을 몰라 해결을 해주지 못하고 있으니까.

나의 증상을 요약하면 대충 이러하다.


1. 덥다. 

식은땀이 흐른다. 찬물로 샤워를 하고 선풍기를 쐬고 있어도 덥다.

속에서 열불이 난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가도 나는 화가 나지 않았는데 왜 그럴까 생각에 잠기다 그 이유가 뭐 건간에 불을 끄기 위해 얼음물을 꿀꺽꿀꺽 삼킨다.


2. 잠을 못 잔다.

자기 직전에 식탐이 폭발하여 빵이며, 맥주며 눈에 보이는 걸 청소기가 된 마냥 다 흡입해 버린다.

배가 불러 잠이 들면 1시간 이내로 잠이 깬다. 시계를 보면 시침이 움직이는데 분침은 고장 난 것만 같다. 

이불을 덮으면 덥고, 걷어내면 춥고, 괜히 베개가 불편한 것 같아 뒤척이다 보면 다시 잠이 들고 역시나 1시간이 지나면 잠이 또 깬다.

정신의학과에서 처방받은 수면유도제를 먹으면 7시간 정도 푹 잔다. 


3.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앉아있으면 다리라도 떨고 있어야 하고 세탁물을 넣다가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기를 돌리다가 화장실 청소를 한다. 어디 그뿐이랴. 지난 주말엔 서점엘 갔는데 책을 구입하고는 카드를 그대로 카드 단말기에 꽂아두고는 뒤돌아 카페에 들어갔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주문까지 잘해 놓고는 진동벨은 주문 앞 테이블에 놓고 구매한 책은 서점용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나 혼자 카페 구석에서 여유롭게 인스타를 하고 있다가 진동벨 소리에 놀라 후다닥 뛰어가기도 했다. 


4. 온몸이 저리고 떨린다.

몸살에 걸린 것 마냥 저리지만 아프지는 않다. 욱신욱신하다가도 전기가 통하는 듯 찌릿하다가 다시 멀쩡해진다. 그러다 또 갑자기 손발이 저리더니 감전된 사람이 된 듯 떨리기 시작한다. 컵을 들고 있으면 컵이 떨리는 것이 보일정도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안하고 걱정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5. 생리 불순이 생긴다.

30년 넘게 한 번도 변함이 없었던 월경이 불규칙 해지다 못해 두 달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 산부인과에 가서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호르몬 검사상 폐경까지는 아직 아니고, 자궁은 생리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터지질 않고 있단다.  그 이유는 알 수 없는지 스트레스라는 것으로 어물쩍 넘어갔다.


6. 혼자 있고 싶다.

뭐 이건 자주 그랬지만 요 근래 특히 심해졌다. 소리나 움직임에 예민해져서 자꾸 아무도 없는 베란다로 혼자 나가서 숨 고르기를 하게 되고, 저녁 설거지까지 다 해놓고는 산책이나 동네 카페로 나가 고독을 즐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귀가 아프고, 남편의 화장실 가는 쿵쿵 소리에 짜증이 일어나는 건 죄 없는 그들에게 잔소리감이 되어 날아간다.


7.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같은 시간에도 기분이 좋았다가 우울했다가 널을 뛴다.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음악소리에 몸을 움직이며 흥을 냈다가 엄마 따라 컵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추는 아들에게 버럭 한다. 그리고는 미안한 마음에 방 한편에 앉아 눈물을 짓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미친 x 수준이다.


산부인과에서는 별다른 이상 없이 정상이라고 하고, 정신의학과에서는 생리불순, 더위, 전신 떨림 등의 증세는 호르몬과 관련이 있지만 내가 먹고 있는 약과는 무관하다고 하신다. 그럼 나는 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또  결론은 스트레스인 건가...;; 

그럼 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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