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 2025'의 두 번째 키워드는 아보하다. '항상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상태, 즉 '무난하고 무탈하고 안온한 삶'을 가치 있게 여기는 태도를 의미한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줄여서 '아보하'라고 부른다.
'아보하'를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그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나는 현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아보하 상태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감정이 결코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함께 앓고 있다. 그로 인해 감정의 변화를 조절하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1년 동안 기쁨도, 슬픔도 없는 반복된 일상 속에 살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너는 약 때문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지만, 진정한 아보하를 실천하는 사람은 특별한 행복을 느끼지 않더라도 오늘, 이 평범한 하루를 소중히 여길 것이다."
그러나 나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 사람들보다 감각이 무딘 것일 뿐이다. 기분이 크게 변동하지 않고 일정한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아보하가 행복을 얻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가는 평범한 하루를 가치 있게 여기는 태도를 말한다. 하지만 나는 바로 이 부분이 어렵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 감사함이 가슴으로는 와닿지 않는다. 그저 하루가 지나고, 내일도 오늘과 비슷하게 흘러갈 거라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든다. 이렇게 반복되는 삶이 계속되다 보면, 감사함도, 평범한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도 사라진다. 오히려 그 반복에 지쳐 마치 기계가 된 기분이고, 결국 번아웃이나 더 깊은 우울에 빠지게 될 위험마저 느낀다. 결국 하루하루가 의미 없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최근 나는 이러한 반복적인 일상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통해 내 삶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삶의 무게와 반복되는 일상이 때로는 우리에게 지루함과 피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보하가 말하는 평범한 하루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과 그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찾으려는 노력은 모두 우리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선택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일 것이다. 그러니 작은 변화라도 자신에게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