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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Oct 03. 2024

친구들과 음료 한 잔

초코 프라페

휴일에 아이들과 카페에 가서 각자의 일을 1~2시간 보고 돌아오곤 했던 것이 좋았을까? 학원 수업이 끝나고 1호에게 전화가 온다.


"엄마, 나 친구들이랑 카페에서 음료수 사 먹어도 돼?"


생전 처음 혼자 가는 카페이다 보니 나름 떨렸는지 확인차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그럼~ 카드는 잘 챙기고"

 

일전에 호기심 반 필요 반으로 신청해 둔 용돈카드가 요즘 교통카드며, 생일 선물이며 오늘 카페 음료까지 요긴하게 쓰인다. 잠시 후 띠링~하는 알림 소리와 함께 아이의 음료가격 4500원 지출 내역이 뜬다. 무엇을 사 먹었을까. 짠돌이 1호가 4500원이나 썼다는 건 꽤나 기분이 좋았다는 건데 무슨 일일까? 고민하는 차에 엄마의 마음을 읽었는지 본인이 사 먹은 음료 사진과 문자를 떡하니 보낸다.

"애들하고 얘기 좀 하다 갈게."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들 셋이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니. 보기 드문 광경이라 당장이라도 쫓아가 인증숏을 찍고 옆에 몰래 앉아 무슨 대화를 나누나 염탐하고 싶지만 꾹 참는다. 첫날이니까. 그리고 이런 날이 자주 왔으면 좋겠으니까.

아이는 생각보다 늦어질 모양이다. 1시간이 지나도 깜깜무소식이다.


"1호야, 아직도 대화중이야?"

"응. 엄마 왜?"

"혹시 친구들이랑 싸웠어?"

"아니? 그냥 얘기하는 건데?"

"알았어. 저녁 먹기 전에는 들어와."


옆에서 통화를 들은 남편은 웬일이냐면서 호통치며 당장 들어오라고 할 줄 알았는데 예정에 없던 자유시간을 2시간이나 준다며 비아냥 거리듯 나에게 말을 건다. 6학년이라고, 예비중학생이라고 할 일도 많아지고 부담도 많아져서 집밖으로 나가 마음 편히 놀아 본 적이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 안타까운 1호에게 휴일에 이 정도는 선물로 줄 수 있었다. 때마침 학원일정으로 매번 바쁜 친구들이 시간이 된다니 얼마나 땡큐인가. 이 귀한 시간 동안 실컷 떠들고 마음껏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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