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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Oct 01. 2024

행복, 토핑처럼 조금씩

아이스 레몬차

요즘 읽는 "트렌드 2025"를 보면 이번 대세는 큰 행복을 꿈꾸지 보다는 무탈한 하루에 만족하며, 내게 해가 없는 작고 귀여운 것들을 선호하고, 자기 계발에서도 작은 포인트 하나라도 끌어올리려 한다며 커다란  '한 방' 보다는 피자판에 토핑을 얹듯이 나만의 작은 차별점을 하나씩 쌓아가는 것을 필요로 한다고 나온다.


그래서일까 오늘 커피모임은 내년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모습,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가 유독 많이 나왔다.

아이들이 고학년 이상으로 자라면서 엄마손이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서 더욱 그러했을 테지만, 앞으로의 우리의 삶은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신의 계획을 말해본다.


M은 1년간 육아휴직을 하며 블로그를 쓰려고 한단다. 블로그를 쓰며 우리 가족의 일상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매일매일 적을 거라고. 이미 그러한 블로거들이 많은데 경쟁력이 있겠냐는 말에 그냥 내가 좋아서, 내가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라는 대답에 아무도 뭐라 할 수 없었다.


Y는 지금처럼 소소하게 남편과 종종 데이트도 하고 야식도 먹으며 지내고 싶다고 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남편밖에 안 남는 것 같다고. 오늘 만남을 가진 세 여자 모두가 남편의존도가 높은 사람들이기에 모두 그녀의 말에 수긍했다.


나는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이었기에 답을 하지 못한 채로 대화를 마쳤다. 그래서인지 집에 오는 내내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나를 위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어떤 것일까?

나는 과연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큰 성공이나 대단한 성취가 아니라, 나만의 소소한 행복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트렌드 2025'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는 한 번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작은 것들에 만족하며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사실 그동안 나는 너무 바쁘게 살았던 것 같다. 항상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달려왔지만, 어느 순간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놓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작은 기쁨에 감사하는 법을 배워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게 커피 한 잔의 여유일 수도 있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조용한 시간일 수도 있다.

앞으로 나는 큰 계획보다는 일상 속에서 나만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나에게 의미 있고 기쁨을 주는 것이라면 충분하다. 이 작은 행복들이 쌓여 결국 나만의 삶을 완성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든다. 오늘 대화에서 깨달은 건,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다르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나도 그 길을 조금씩 찾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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