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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Oct 15. 2024

집 나간 00을 찾아요.

따로 믿는 종교가 있지는 않지만, 우스갯소리로 미신 얘기를 하지만 그 역시 믿어서는 아니다.

그런데 요즘 종교를 하나 가져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하느님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그 누구든 간에 매일 버라이어티 하게 터지는 이 일들을 이제 그만 멈추게 해 준다면 그가 누구든 간에 나는 무조건 그분을 믿고 따르리라.


언제부터가 시작이었던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봐야겠다. 우선 오늘은 심리 검사비가 추가되었고, 어제는 아이 손가락이 골절되었고, 그전에 사랑니를 째서 부숴서 꿰매고, 충치를 금으로 때우고, 그리고... 차 앞유리가 깨졌고, 주차하다 뒤차를 박았다.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 가을 옷이 없어서 몇 세트를 샀고 얼떨결에 집에 노트북이 하나 더 생겼다. 


사건사고가 정말 매일같이 이어졌다. 처음엔 단순히 운이 나쁜 날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이 불행 연속에 이제는 정말 나 스스로가 뭔가를 잘못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가끔은 정말 저 위에 계신 분이 나에게 “도대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나 보자” 하고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싶다.

하루하루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내일도 무사히 지나가리란 보장이 없으니, 그저 살아남는 것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이제는 뭔가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쏟아져도 언젠가는 멈추겠지 하고 버텨왔는데, 요즘 들어선 정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못 버티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밤엔 기도해 볼까. 혹시 모르지, 내일 아침에는 환하게 떠오른 햇살과 함께 모든 일들이 조금은 나아져 있을지도.


+)내일은 네잎클로버라도 따러가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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