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학습 수준 파악
많은 가정에서 초등학교 5학년부터, 늦어도 6학년 겨울방학에는 본격적으로 중학교 내신을 대비하기 시작합니다. 영어와 수학은 기본 과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에는 논술과 서술형 평가가 강조되면서 글쓰기를 위한 논술과 독서 교육도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과학, 세계사 및 한국사 등 중학교 주요 과목에 대한 선행학습까지 더해지면서, 학생들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학원의 개수, 문제집의 난이도나 진도는 성공적인 학습 준비의 본질적인 척도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꾸준히 확인하고, 적절한 학습 계획을 세워주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은 중학교 학습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아이와 함께 국어, 영어, 수학의 상담을 다니거나 정식 시험을 통해 현재의 학습 수준을 객관적으로 점검합니다. 중요한 점은 사전에 별도로 모의고사를 준비하거나 연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보고, 이전과 비교하여 성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의 경험에 따르면, 대형 학원에서 받는 시험이나 소규모 학원에서 보는 시험, 심지어 인터넷 시험의 결과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단순한 등수가 아니라 아이에게 부족한 영역을 찾아내고 이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국어는 비문학 지문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거나, 책을 읽은 후 내용을 설명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통해 독해 능력을 점검합니다. 아이가 글을 읽고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이를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글쓰기는 논리적 사고와 표현력을 확인하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간단한 주제(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과 그 이유")부터 시작해 아이가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글의 흐름이 논리적인지 살펴봅니다. 이는 이후 중학교 논술형 평가와 서술형 문제 해결의 기초를 다지는 데 매우 유익합니다.
수학에서는 단순히 정답률에 집착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사고력을 평가해야 합니다. 아이가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실수를 어떻게 수정하는지, 새로운 문제 유형을 접했을 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핍니다.
영어는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의 네 가지 영역에서 균형 있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해와 어휘력은 영어 읽기와 쓰기 능력의 기본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척도입니다. 간단한 대화를 듣고 핵심 내용을 파악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는 훈련을 통해 실제적인 언어 능력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지나친 부담감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시험과 평가를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 계획을 세우는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결과를 바탕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분석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강점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의논하는 긍정적인 대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아이의 현재 학습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중학교 입학 준비를 넘어서,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중학교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학업 성공에도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