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꼭 챙기던 루틴이 있다.
1년에 한 번 받을 수 있는 국가 무료 스케일링.
가벼운 마음으로 예약을 했지만,
막상 치과 앞에 서니 마음이 뻣뻣해진다.
특유의 차가운 냄새, 불편한 조명,
진료 대기 알림음조차 긴장으로 다가온다.
진료 전에 건네받은 마취 가글.
“이걸로 스케일링받으실 때 통증을 줄여드릴게요.”
라는 말에 잠시 기대도 했지만,
결국 그건,
시중에서 파는 민트향 가글보다
조금 더 상쾌한 정도였다.
스케일링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내가 왜 이런 걸 매년 반복하고 있지?’
생각보다 아팠고,
생각보다 피도 많이 났다.
그냥 치석만 닦으러 온 거였는데
묵은 감정까지 긁혀 나가는 기분.
잇몸은 얼얼했고,
마음도 함께 뻐근해졌다.
치료가 끝나고
손거울에 비친 이를 보며 그제야 느꼈다.
그래도...
깨끗해졌네.
개운하진 않았지만,
내가 나를 돌봤다는 사실이
작게 위로가 되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의 나는 마음에도 치석이 껴 있었던 것 같다.
피곤함, 무기력, ‘괜찮은 척’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겉으론 멀쩡해도, 속은 계속 시큰했으니까.
스케일링은 생각보다 아프고,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를 비워낸다는 건 그런 거니까.
닦아내는 일은 고단하다.
그럼에도 다시,
나를 닦아낸 하루.
오늘은 나를 위해
치과에 다녀왔다.
이제 조금 더 환하게 웃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