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외계인

영알못 애미는 웁니다.

by 선이

요즘 초등 공부는 초등공부가 아니다. 특히 영어가 그렇다. 말을 시작할 때부터 영어를 듣고, 알파벳 음가를 배운다. (abcd를 에이비씨로 읽으면 옛날사람~ 요즘은 에,브,크,드 이렇게 소리로 읽는 걸 배운다.) 그리곤 한 줄 두 줄 문장을 읽고, 나중에는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는 경지에 이른다. 읽기가 이 정도인데 Listening과 writing 그리고 Speaking 은 말해 뭐 하겠는가. 눈 감고 들으면 그냥 원어민이다. 엄마표로 하는 애미는 이에 질세라 오늘도 SNS 속 정보를 따라 열심히 듣고, 쓰고, 말하게 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단연 Speaking이다. 듣기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열일해 주시고, 읽기와 쓰기는 교재 해설과 온라인 강의가 친절하게 다 알려주시는데 말하기는 대화를 직접 해줘야 하기에 영알못 엄마에게는 커다란 벽에 선 느낌이다. 어둡고 답답해서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딱 맞다. 그럴 때는 나만의 해결책이 있다. 매거진 제목을 아는 자는 눈치챘으리라. 바로 SNS searching (영알못이지만 you만 있으면 i am 자신 있어!)이다. 언제나 그랬듯 익숙하게 인스타에 들어가 정보를 캐서 비교분석 들어간다. 그리곤 이 영역은 쿨하게 사교육을 하기로 결론을 지었다. 기왕 하는 거 북미권 화상영어로 제대로 가즈아!!




뭐든지 새로운 것에 적응 시간이 필요한 첫째와 다르게 둘째는 호기심도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수다쟁이라 화상영어 수업에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났다.

"엄마, 처음에는 조금 떨렸는데. 얘기하다 보면 괜찮아져. 재밌어."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거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었어?"

"응. 모르면 다시 물어보면 돼. 그러면 알려줘, "

"대단하다. 엄마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럼 엄마, 내가 수업하는 거 한 번 볼래? 진짜 재밌어."

앗싸~! 작전 성공!! 이제 머리가 제법 커진 녀석들이라 자신들과 관련한 건 뭐 하나 애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기에 (팬티도 허락 구하고 사야 한다;) 수업을 참관하는 건 당연히 '불허' 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 떡? 참관을 허락해 주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기쁜지. 혼자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아들의 수업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오늘의 문장표현은 "Do you like ~?"이다. 관심사를 쫓아 질문을 만들고 대답하며 수업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었다. 선생님은 아이가 군것질을 좋아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관련 질문을 던지셨다.

"Do you like ice cream?"

"Yes, i do."

"What kind of ice cream do you like?"
"mom is an alien"

바닐라, 초콜릿 등을 대답할 줄 알았던 선생님은 아이가 잘 못 들은 줄 아시고는 예까지 들어주시며 두, 세 번 되물으셨다. 그럼에도 아이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mom is an alien"

선생님은 의아하신 듯 갑자기. 엄마가 외계인이냐는 뉘앙스의 말을 갑자기 엄청난 빠르기로 내뱉으셨다. 그동안 아이와 기본 대화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간단한 질문에 엉뚱한 소리를 해대니 선생님도 적잖이 당황하신 모양이다. 당혹스럽기는 어미도 마찬가지였다. 화면에 나타나서 선생님께 상황설명을 하고 싶었다. 하다못해 메시지라도 보내고 싶었다. '선생님, 베스킨라빈스 아시죠? 거기서 파는 아이스크림 이름인데요, 한국에서 판매율 1위 하는 초코볼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에요. '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말로도 글로도 설명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어찌나 답답하던지 1초가 1시간 같이 느껴졌다. 갑자기 너무 더워졌다. 네이버 파파고를 빠르게 검색할까? 빅스비를 켤까? 소리가 들리겠지?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이러다 수업이 끝날 것 같아 급한 마음에 생각을 접고 무작정 아이의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본의 아니게 아이에게 매우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부탁하는 자세가 되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다. 아들아, 제발 수습해 다오.

"뭐 하고 있어, 얼른 베스킨라빈스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이름이라고 부연설명해야지."

"크크큭"

장난기 가득한 이 녀석이 일부러 더 설명을 안 한다. 엄마의 목소리조차 안 들리는 척, 모르쇠 표정으로 수업을 하는 걸 보니 이 녀석 의도적인 대답이었구나.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뛰겠다. '10살짜리 애한테 이렇게 당하는구나' 하며 괘씸해하며 붉으락푸르락 달아있는 동안 둘은 너무나 편안하고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그렇게 난 외계인이 되었다.




영알못 엄마가 화상영어 샘플 수업하며 생긴 업체 고르는 팁!

1. 북미권 원어민 추천

- 화상영어 원어민은 크게 북미권과 필리핀으로 나뉜다. 필리핀 수업은 친절하고, 가격이 훌륭했지만, 아무리 고학력자고 전공자여도 특유의 발음과 억양은 어쩔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영상과 AR 속 원어민 소리에 익숙한 아이는 그 발음을 못 알아듣는다.

2. 스케줄(수업, 교사) FIX + 한국인 매니저 상주 인 업체

- 한국인 매니저는 나에게 필수였다. 애미는 영알못이니까ㅠ.ㅠ

- 스케줄을 매 번 짜야하는 업체가 은근히 많다. 다양한 원어민을 만나는 장점이 있지만, 나는 그보다는 아이와 라포형성을 할 수 있는 지정된 교사와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다양한 주제를 가진 커리큘럼

- 프리토킹을 하면 너무 좋겠지만, 그러기엔 아이가 가진 단어가 매우 제한적이라 대화를 할 소재거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다양한 카테고리의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을 찾았다.

-더불어 교사에게 주제는 활용하되, 수업의 내용은 다 안 해주셔도 되니 유연하게 이끌어 달라고 부탁하는 정도의 센스?



화상영어 내돈내산 후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s://blog.naver.com/sunny-star/223118837575

https://blog.naver.com/sunny-star/223238802441



그래도 넌 아직도 내 마음 속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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