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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기 Jul 25. 2022

누가 내 메타버스를 미래로 옮겼을까?

3D는 중요하지 않다.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1년 전만 해도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줄 것 같은 마법의 단어였다. 1년이 지난 2022년,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수많은 플랫폼 중 '성공'과 어울릴만한 서비스를 꼽을 수가 없다. 폭발 같았던 인기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성공한 서비스가 없는 이유는 기존 오프라인 활동을 왜 3D 공간으로 이동해야 하는지 사용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2021 비접촉 시대라는 특별한 환경 속에서 '메타버스'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실체가 없었던 만큼 서비스를 사용해야 할 만큼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라는 게 존재하는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메타버스'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21세기 황금 도시 '메타버스'

 우리가 작년에 생각했던'메타버스'는 대항해시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와 같았다.


인간의 욕심이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한 대항해시대에 유럽인들은 남미 대륙에서 금은보화를 빼앗기 시작했다. 유럽인들은 더 많은 황금을 원했고 그 욕심으로 생겨난 도시가 바로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ElDorado)'이다.

"아마존 숲으로 들어가세요. 거기서 원하는 금을 모두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파이티티라는 도시가 있는데 스페인어로는 '엘 도라도'라고 불리죠. 도시 전체가 황금으로 만들어졌어요."

 

 메타버스도 다르지 않다. 아마존에 가면 엘도라도가 있을 거라는 믿음처럼 3D로 구축하면 보다 편리할 거야, 모든 것이 나아질 거야 혹은 새로운 디지털 세계가 도래할 거야 라는 믿음이 강하게 깔려있다. 그 누구도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메타버스였다.


 물론 메타버스가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기대치가 다를 수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기대하는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시대가 바뀌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 시대의 등장

 "앱 시대가 올 거야 모두들 준비해"라고 해서 지금과 같은 앱 모바일 시대가 등장하지는 않았다. 기존에 핸드폰은  그대로 집에서 쓰는 전화기를 손으로 들고 다닐  있는 용도였다. 그러다 PC 같이 자판이 추가되었고 스크린이 생겨났고 터치가 가능해졌다. 조금씩 변화는 있긴 했지만 여전히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문자와 전화뿐이었다.



 다들 잘 알다시피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발표는 시대에 혁신을 불러왔고 "애플리케이션" 즉 모바일 앱 시대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시작해 우리는 핸드폰으로 계좌이체를 하고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2G 시대에도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 당시 사용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버튼을 잘못 눌러 인터넷 접속이라도 되면 황급하게 Back 버튼을 눌러야 했다. 그 당시에는 데이터 사용요금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터넷 웹서핑은 그 당시에도 가능은 했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사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고 불편했기 때문이다. 현재 '메타버스'라고 이야기하는 서비스들이 대개 그렇다. 신기하고 새롭기는 하지만 불편하고 효율이 떨어진다.



메타버스는 3D가 아니다

 메타버스 서비스 플랫폼들이 3D인지 2D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존 텍스트 중심의 앱 서비스에서 3D 모델링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환경으로 변화하는 것을 '메타버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다가올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쉽게 서비스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래에는 누구나 쉽게 플랫폼을 만들고 공유하고 그것을 함께 사용하면서 커뮤니티를 구성해낼 수 있는지가 서비스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재 게임이나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제약이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가 모여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돈, 시간, 인력은 항상 한정적이기 때문에 서비스 출시는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고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창의력을 발휘해 여러 도전을 하기에는 실패는 부담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가 진입장벽을 낮춰 방송국의 전유물이었던 방송채널을 개인화시키고 다양화시켰던 것처럼 플랫폼 서비스를 제작하는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코딩, 디자인 툴 등 전문적인 기술을 알고 있지 않더라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서비스 플랫폼 제작 기회를 갖추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대가 바로 '메타버스'라고 생각한다. 


 3D 아바타로 움직이는 것이 메타버스가 아니라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직접 개선해 나가고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쉽게 공유하고 그 서비스만의 커뮤니티를 누구나 하루 만에  구축할 수 있는 시대가 메타버스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서비스 플랫폼의 오너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진정한 메타버스 시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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