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한 일상

by 이민정

흐리고 비가 흩뿌리는 날은 힘들다. 아예 비가 쏟아지면 이 정도는 아닌데 머리가 지끈거려 진통제를 먹었다.

가산디지털역은 서울인데도 매번 멀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역은 낭만적이라 좋아한다.

며칠 전엔 대구로 출장을 다녀왔다. 비즈니스 관계인 동료이자 업계 선배인 다른 한 분과 함께.

이번엔 정말 피곤했다. 몇 주 전 생일이 지났는데 정말 한 살 한 살이 다른 느낌… 업무 스트레스를 다루는 회복탄력성도 탄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렇게 우두커니 혹은 뚜벅뚜벅 걷다가 지하철역에서 시를 만났다. ‘엄마보다 늙어버린 세 자매’ 시구에 문득 난 엄마보다 더 살 수 있을까-.

생각은 떠오르고, 흘러가고, 또 잠시 머물다가 사라진다. 참, 요즘 다시 읽는 니체. 글이 좋아 허우적대는 중이다.

눈이 맑아 아름다운 그 사람 앞에서 삶은 왜 이렇게 순간적인 걸까. 그에게 선물을 전하는 순간 눈물이 났다. 약간의 두통과 복통, 그리고 어지러움은 언제나 내 것인데, 그 외 모든 것은 비어있다.

천천히 달리기. 움직이는 순간에도 느껴지는 공허함에 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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