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주 서기

by 이민정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바란다.

욕망을 지우고 싶은 마음과 결국은 살아내고 싶은 마음이, 사실은 같은 자리에서 나오는 것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어릴 적의 내가 아니라는 말은 그저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 아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실수로 여전히 자라나던 그때의 내 안 어린 나에게 몇 번이나 상처를 남겼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스스로 저지른 책임의 무게 앞에서 망설이면서도 여전히, 내 것은 아닌 듯한 어느 거리 너머 저쪽 어딘가의 행복을 바라곤 한다. 염치없다는 걸 알면서 그 바람은 내려놓지 못한다.


행복의 소매 끝을 만지작대다 기어코 눈물을 투다닥. 울게 된다. 적어도 이때만은 내가 나 되는 정직한 순간. 그게 나의 솔직함이고, 지금의 나를 간신히 붙들고 있는 마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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