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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Nov 13. 2018

31. 실력은 시간과 노력이 빚어내는 하모니다.

기본 없이 이룬 성과는 금방 사라진다.

기초 없으면 계단을 오를 수 없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은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직장인들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바둑에서 미생은 완전히 죽은 사석과 두 집을 내어 살아남은 완생의 중간에 위치한 상태로 아직 두 집을 내지 못한 돌들입니다. 어쩌면 인생은 바둑처럼 미생에서 완생으로 가는 길 일지도 모릅니다. 미생이 남긴 많은 명대사 중에 마음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기초없이 이룬 성취는 단계를 오르는 게 아니라 성취 후 다시 바닥으로 돌아오게 된다.” 


기초 없이 이룬 성취는 단계를 오르는 게 아니라
성취 후 다시 바닥으로 돌아오게 된다. 
미생의 명대사 하나


   누구나 한 두 번 운이 좋게 성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결과를 만들어도 어떤 사람은 실력으로 인정받고 다른 사람은 운으로 치부됩니다. 반대로 같은 실패를 해도 어떤 사람은 운이 없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실력이라 비난 받습니다.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평소에 보여준 행동과 능력입니다. 평소 꾸준히 쌓아올린 기초가 성공과 실패를 자신의 역량으로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운도 실력이다’과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력을 아무리 좋아도 운이 없으면 빛을 보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가끔 실력이 없어도 운만 있으면 된다는 의미로 와전되기도 합니다. 좋은 실력을 가져도 모두 다 잘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나온 것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운도 없습니다. 


   실력은 한 순간에 이루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주 조금씩 쌓입니다. 실력을 쌓는 과정은 힘들고 어렵고 성취감도 없습니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 여년이 걸리는 지난한 과정입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루지 않은 성취는 잠시 머물 뿐입니다. 


실력없이 이룬 성취는 신기루와 같다 

   필자는 브런치를 하면서 실력없이 운으로 이룬 성취를 지킬 수 없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쓴 지 한 달이 지나도록 구독자의 수는 10명 뿐이었습니다. 세 달이 지나면서 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불러모으는 글을 세편이나 썼습니다. 짧은 성취감은 글에 대한 자만심만 늘었을 뿐 구독자 수는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고 며칠이 지나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쓰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방문객들을 구독자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쓴지 1년이 넘은 지금은 방문객을 만 명씩 불러오는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구독자 수는 650명을 넘었고, 일일 방문객은 700여명을 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수 만명의 사람들이 필자의 브런치를 방문하지만, 그들은 구독자가 되지도 재방문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은 가끔씩 찾아주는 구독자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갑자기 늘어난 방문객을 잡을 수 있는 실력이 없다면 신기루일 뿐입니다. 


   골프를 치는 사람은 골프 실력을 말할 때, 당구를 치는 사람은 당구 실력을 말할 때, 글을 쓰는 사람은 글 실력을 말할 때 드러납니다. 어떤 사람은 제일 잘 나온 성적을 말하고, 어떤 사람은 평균 성적을 말합니다. 필자가 브런치에 대해 설명할 때 가끔 일어나는 최대 방문객을 말하는 것과 평균 하루 방문객을 말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운으로 이룬 성취를 강조하는 것과 실력으로 이룬 성취를 강조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둘 중에 자신의 것은 무엇인지 자명합니다. 


   실력을 최대치가 아니라 평균입니다. 실력은 가끔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 못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항상 잘할 수 없고 가끔 잘하는 것은 절대로 실력이 아닙니다.  




작은 그릇에는 큰 것을 담을 수 없다.

   언제나 우리 주위에 많은 기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준비가 된 사람들은 기회가 보일 뿐만 아니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은 보지도 잡지도 못할 것입니다. 


   매일 조금씩 실력을 쌓는 과정은 그릇을 빚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짧은 시간에 작은 그릇을 만드는 것과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큰 그릇을 만드는 것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시간과 노력을 경주하여 기초를 닦고 실력을 늘려 자신을 더 큰 그릇으로 만드는 것이 더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력서는 한 사람이 이룬 성취를 보여줍니다. 이력서에 적은 내용  하나 하나가 그 사람이 빚어내는 그릇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작은 그릇을 많이 빚은 이력서와 큰 그릇을 몇 개 빚은 이력서의 가치는 다릅니다. 이력서에서 가장 강력하고 빛나는 것은 오랜 노력과 시간을 들여 빚어낸 것들입니다. 인사 담당자들은 작은 그릇보다 큰 그릇을 눈 여겨 봅니다. 직장 경력, 자격증, 졸업장과 같은 것들입니다.  인사 담당자들은 자격증의 가치를 파악할 때 오랜 시간을 들인 것인지 짧은 시간을 들인 것인지를 봅니다. 그들은 운전 면허증보다 정보처리 기사와 같은 자격증을 선호하고, 정보처리 기사보다 정보 처리 기술사를 더 선호합니다. 그들은  수년 동안 무엇을 배우고 관심을 가졌는지를 알기 위해 학교 졸업장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그리고, 직장 경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회사를 옮겨 다녀서 이력서를 가득 채운 것보다 몇 곳의 회사를 오래 다닌 경험이 더 가치를 가집니다.  


   작은 그릇에는 큰 것을 담을 수 없습니다. 큰 그릇을 빚는 시간과 노력이 없다면 운 좋게 담긴 것들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릇이 다르면
담을 수 있는 기회도 다르다

그릇이 다르면 담을 수 있는 기회도 다르다

 


실력은 시간과 노력이 빚어내는 하모니다

   다시 생각합니다. '기초 없이 이룬 성취는 단계를 오르는 게 아니라 성취 후 다시 바닥으로 돌아오게 된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영어학원을 다니고 자격증 공부를 하고 대학원을 다닙니다. 가만히 앉아서 운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초없이 이룬 성취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매일 조금씩 시간과 노력을 들여 빚어내는 실력만이 온전히 자신의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어떤 길도 쉽게 빠르게 갈 수는 없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다리로 묵묵히 걸어가는 방법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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