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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May 20. 2021

55. 책 만들기도 취미다. 벌써 3권

   5월 초에 약 2주간의 휴가 동안 475 페이지의 원고를 마무리하고, 두 번의 퇴고를 거치고, 책 표지를 만들었습니다. 어젯밤에 부크크 출판사에 출판 의뢰를 하였습니다. 원고를 마무리하고  퇴고에서 출판까지 1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첫 책을 낼 때 약 한 달이 걸린 작업 시간이 단 1주일로 단축되었습니다. 책 만드는 것도 취미가 되었습니다. 


책 쓰기 방법은 단순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으로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집에서 넷플릭스만 줄구장창 보는 것도 지겹습니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도 읽으면 읽을수록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을 쓰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책 쓰기 말 강조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필사하라고 합니다. 책을 필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필사하면 쓸 수 있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필사하는 과정에서 문장을 쓰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블로그에 쓴 글이 처음에는 부끄럽지만, 나중에 다시 수정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합니다. 1년 정도 지나면 괜찮은 생각의 아이디어가 다듬어져 읽을만한 글이 됩니다. 매일매일 글을 포스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일정한 시간 글을 쓰기 위해 앉아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A5 국판에 약 300 페이지의 글을 쓰는 것은 산 아래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정상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글을 포스팅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배웁니다. "아무도 내 글에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 글에 나만큼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지구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안 좋은 댓글이 달릴까 봐 걱정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습니다. 몇 년이 지나고 글이 쌓이고 글이 읽을만해야 겨우 댓글이 달립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것이 책을 낼 수 있는 큰 밑거름이 됩니다. 누구나 완벽한 책을 쓰고 싶어 하지만, 언제나 부족합니다. 처녀작으로 대박을 치거나 잘될 확률은 로또를 맞는 확률과 같습니다. 처녀작은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지 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도 충분히 쌓이고 책 쓰는 자신감도 쌓이고 글 실력도 충분히 쌓였습니다. 지금까지 쓴 글을 몇 가지 주제로 묶은 후에 책으로 만들고 싶은 주제를 선택합니다. 내가 쓴 책을 친한 친구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주제가 좋습니다. 친구들에게 감추고 싶은 주제는 책으로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선택한 주제의 글들이 약 300 페이지 분량은 되어야 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주제에 맞는 글들을 모아서 차례를 만듭니다. 어떤 글을 새로 써야 하는지 기존 글에서 무엇을 보강해야 하는지가 드러납니다. 차례를 수정하고 관련 글을 포스팅하고 기존 글을 수정하다 보면 어느새 원고가 완성됩니다.  


   원고를 완성하는 것이 책을 만드는 과정의 거의 대부분입니다. 나머지 책을 만들기 위한  자가 출판, 자비 출판, 기획 출판 등  방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원고는 언제든지 세상에 나올 수 있고, 온라인 주요 서점에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원고가 없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책을 만드는 것이 단순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어렵습니다. 필자가 언제나 성공적으로 책을 완성했던 것은 아닙니다.  'IT 엔지니어의 길을 묻다(가제)'는 원고를 몇 번이나 고치고 차례를 수정하면서 끝내 마무리를 하지 못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주제는 정리가 되지 않고 이야기 순서는 뒤죽박죽입니다. 언제나 다시 열어서 정리를 하겠지만 지금은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어떤 글은 원고만 만들어지면 일사천리로 책을 만들지만, 어떤 글은 원고조차 만들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책 표지로 판단한다. 

      그리고, 언젠가 더 잘 팔리는 책을 만들고 싶어 할 것입니다.  책의 원고가 완성된 후 나머지는 퇴고와 책표지 만들기 입니다. 퇴고는 시간이 해결하지만, 책표지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책 표지로 판단하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신경써야 합니다. 필자는 3권의 책을 쓰면서 책을 광고하고 잘 팔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책을 출판할 때마다 책 표지가 점점 더 알차고 과감하게 바뀌었습니다. 


   2018년 12월 31일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넷 전화와 SIP의 이해'는 기술 서적으로 지금도 꾸준히 팔리는 책입니다. 책 표지에 필자의 이름 이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첫 책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2020년 9월 1일 'MBA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는 항구'는 에세이입니다. 앞날개에 필자를 덤덤하게 소개하고, 필자의 사진은 부끄러워 라인하트 심벌을 넣었습니다. 뒷날개에 책 소개와 카카오 브런치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웠습니다. 


   최근에 만든 '머신 러닝 강의 노트'는 기술 서적입니다. 앞 날개는 변화가 없지만, 뒷날개에 두 권의 책 소개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뒤표지에는 본격적으로 책에 관한 장점을 소개했습니다. 




책 만들기도 취미다

   다음 주에 세 번째 책을 부끄끄에서 자가출판 방식으로 출판합니다. 세 번째 책의 제목은 '머신러닝 강의노트(상)'이고, B5 크기로 475페이지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벌써 (하)권을 작업 중이고 10월 즈음에는 출간이 가능할 것입니다. 시리즈 물의 단점이 앞 권이 안 팔리면 뒷 권을 만들 힘이 빠집니다. 그러나, 책이 잘 팔리면 좋고 안 팔려도 상관없습니다. 


   필자에게 책 만들기는 취미입니다. 평상시 조금씩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싶은 수준의 글들이 모이면 원고를 만들기 시작하고, 몇 번의 퇴고를 거쳐 책을 만듭니다. 


요즘은 책 쓰기 딱 좋은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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