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 강의노트(상)'을 6월 초에 출판한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세 번째 책은 남들에게 말하지 않고 조용히 출판하였고, 다시 업무에 파묻히면서 일상에 물들어 갔습니다. 직장인의 삶은 단순합니다. 목표가 희미해지고 의지가 약해지면, 일상이 모든 것을 차지합니다.
지난주 독자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메일은 '머신러닝 강의노트(하)'권의 출판 계획을 물었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480페이지가 넘고 실습도 많은 책을 모두 읽은 독자가 있었습니다. 독자는 열심히 공부하였지만, '머신 러닝 강의 노트(하)'권은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책을 절반도 쓰지 못했습니다. 필자는 일상의 강에서 떠있던 뗏목에 마냥 누워있었습니다. 일상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에 너무 깊이 젖어 있었습니다.
필자는 주중에 일을 하고, 주말에는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매일 2시간씩 걷고 달립니다. 학교 수업은 2주에 한 번이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에는 논문을 읽고 정리합니다. 처음에는 논문을 쓸 시간도 없는 데 책을 마무리할 시간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일상에 젖어들다 보니 운동 후에 다시 책상에 앉지 않고 쉬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게을러졌습니다. 일이 많은 것이 아니라 일의 우선순위가 뒤죽박죽인 것입니다.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책 쓰는 엔지니어의 일의 최우선 순위는 책 쓰는 일입니다. 필자가 '책 쓰는 엔지니어' 브런치 매거진에도 5월 이후로는 새로운 글을 포스팅하지 못했습니다. 책 쓰는 엔지니어가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고 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받은 한 통의 이메일이 필자를 일깨웠습니다. 일과 공부를 하는 일상에 젖어 잠시 잊었습니다. 머릿속에 급한 일과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우선순위를 새롭게 정합니다.
오늘은 2021년 10월 3일입니다. 벌써 아홉 달이 지나갔지만 아직 세 달이 남았습니다. 2021년 세웠던 목표를 다시 생각합니다. '머신러닝 강의노트(하)' 책을 쓰는 작업과 논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뛰어다닐 것입니다. 2021년은 아직도 3개월이나 남았고 필자는 계획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