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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IT 엔지니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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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Feb 12. 2019

22. 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IT 엔지니어의 위기(상)

한국 IT 업계의 판도를 바꾼 세 가지 사건

지난 20여 년간 한국의 IT 업계에는 매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중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어 IT 엔지니어들에게 과거와 다른 사고방식을 요구한 사건은 세 가지 정도입니다. 2000년대 초반의 ADSL의 보급, 2010년 아이폰의 한국 상륙, 그리고 2016년 아마존 AWS 한국 서비스 시작입니다. 세 가지 중에 IT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아마존 AWS의 한국 서비스에 따른 클라우드 서비스 보급의 확대입니다. 앞의 두 사건은 IT 엔지니어의 수요를 급격히 늘렸지만, 마지막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급은 IT 엔지니에게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각 사건들을 간단하게 짚어보고, IT 엔지니어에게 끼친 영향을 정리해봅니다.

1. 1999 년 : 초고속 인터넷 ADSL의 보급
1999년 모뎀 통신을 하던 시절 ADSL의 출현은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ADSL (Asyncronous Digital Subsriber Line)은 일반 전화선을 사용하여 고속으로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었습니다. 일반 모뎀이 33.4 kbps 속도로 통신하던 시절 ADSL은 최대 8 Mbps의 속도로 통신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ADSL은 모뎀에 비해 3만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정액제 서비스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났습니다. 한국에서는 하나로 텔레콤 (현 SKBB)이 ADSL을 처음 보급하였습니다. 한국 통신 (현 KT)은 기존 모뎀 통신과 속도와 별반 차이가 없는 ISDN 서비스를 하다가 ISDN2 서비스까지 내놓지만, 뒤처진 시장을 돈과 물량으로 전국을 재패했습니다. ADSL 서비스는 보급형 PC의 대량 생산과 게임방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발돋움시켰습니다. ADSL의 성공은 인터넷은 속도가 생명이라는 공식을 만들었고, 지금은 가정에서 100 Mbps 넘어 1 Gbps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습니다.

ADSL은 가정마다 방문하여 PC에 인터넷을 연결해 주는 가정방문 인터넷 기사라는 직군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로, 두루넷, 드림라인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는 인터넷 접속을 위해 IP (Internet Protocol) 네트워크 망에 엄청난 투자를 하였습니다. TCP / IP를 잘 아는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IT 엔지니어들은 TCP / IP를 무조건 공부하였습니다. 그 당시 CCIE (Cisco Certified Internetwork Expert) 자격증은 연봉 1억을 보장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IT 엔지니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CCIE 자격증을 공부하였습니다. ADSL 서비스가 한국의 IT 업계 미친 영향은 엄청납니다. 인터넷 영토라는 말에서부터 기업의 홈페이지 제작과 인터넷 관련 신산업이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2. 2010년 :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한국 상륙
2007년 미국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 기능, 인터넷 접속 단말 기능 그리고 전화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애플사의 아이폰이 출시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으로 재편되었고, 한국은 2010년 KT가 아이폰 판매를 시작하면서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아이폰을 바라본 사람들은 삼성과 LG의 피처폰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생각했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엄청난 변화라는 것을 직감하였습니다. PC 애플리케이션과 게임들은 스마트폰용으로 마이그레이션 되었고, 네이버 및 다음과 같은 인터넷 포털은 스마트폰에서 보기 편하게 개편되었습니다. 이제 게임과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처음부터 모바일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PC로부터 인터넷 접속 기기의 위상을 빼앗으면서 IT업계의 중심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갑자기 전환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IpTime과 같은 무선랜 AP가 하나씩은 설치되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엄청난 무선 데이터 수요는 LTE (Long-Term Evolution) 서비스를 촉발시켰습니다.

스마트폰의 탄생은 IT 업계에 새로운 직군을 탄생시켰습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와 iOS 개발자가 인기를 끌었고, 무선랜 (WLAN, Wireless LAN) 서비스가 기업과 관공서에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반드시 모바일 환경을 고려하도록 설계되었고, 카카오톡, 라인,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 솔루션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IT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업무 방식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로 나뉠정도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카메라 등의 시장은 완전히 재편되었습니다.

3. 2016년 :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AWS 데이터센터 한국 오픈
2006년 아마존 AWS (Amazon Web Service)가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2016년 1월 서울에 데이터 센터를 오픈했습니다. 아마존 AWS는 기업의 서버팜이나 비효율적인 데이터센터에 자동화와 가상화, 그리고 클라우드라는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서울과 부산에 데이터센터를 2017년 2월 오픈했습니다. 한국은 서버 시장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전장이 되었습니다.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클라우드 기업이 한국 시장을 뒤흔들었으며, 중소기업 및 개발사들이 빠르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시장의 변화로 인해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들도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고, 뒤이어 대기업 SI 계열사들도 뛰어들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IT엔지니어에게 미친 영향은 큽니다. 클라우드 기술은 기존 시장의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IT 엔지니어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생존을 위협한다고 느낍니다. 클라우드의 변화는 짧게 설명할 수 없으므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류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개요

기업이 자사의 IT 인프라가 모인 서버팜 (Server Farm)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하는지에 4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구축형은 클라우드의 반대 개념이고, 클라우드는 IaaS, PaaS, SaaS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구축형 (On-Promise)
구축형은 클라우드와 대척점에 있는 개념입니다. 기업이 직접 IT 인프라를 기업의 서버팜에 구축하고, 관리 및 유지보수를 합니다.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는 모든 기업은 구축형 방식을 사용합니다. 대기업과 포털처럼 자금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를 모방한 프라이빗 데이터센터 (Prvivate Datacenter)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서버팜과 데이터 센터를 직접 운영하기 위해 다수의 서버 엔지니어, 네트워크 엔지니어, 방화벽 엔지니어, 스토리지 엔지니어 등의 많은 엔지니어가 필요하고, 24시간 서버와 네트워크의 운영을 감시하는 운영 센터를 유지합니다. 구축형은 서버팜이나 프라이빗 데이터센터가 클수록 효과적이지만, 작을수록 고정비용의 비중이 높습니다.

2. IaaS (Infrastructure as a Service)
IaaS는 컴퓨팅 자원을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를 하이퍼바이저를 통해 서비스를 받습니다. 기업은 하이퍼바이저가 제공하는 가상화된 서버에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보안 등의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여 이용합니다. 기업은 서버팜을 구축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의 컴퓨팅 자원을 원격으로 사용합니다.

IaaS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서버팜 또는 프라이빗 데이터센터를 유지하지 않으므로 고정비용이 없어집니다. 필요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입니다. IaaS를 이용하는 기업은 물리적인 서버를 구축 및 유지 보수를 할 엔지니어, 스토리지 엔지니어 등이 필요 없습니다. 현재 IaaS 시장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Azer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3. PaaS (Platform as a Service)
PaaS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애플리케이션을 제외한 운영체제, 보안, 데이터베이스 등을 제공합니다. PaaS 서비스는 개발자들이 시제품을 개발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Heroku, AWS Elastic Beanstalk, Windows Azure, Google App Enine 등입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개발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버와 네트워크 등을 직접 구매하여 제공하였습니다. PaaS 서비스를 이용하면 개발자들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운영체제와 서버 등의 자원을 필요한 만큼 빌립니다. 더 이상 서버와 네트워크를 다루는 시스템 엔지니어의 도움이 필요 없이 개발자들이 알아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PaaS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설자리를 줄이고 있습니다.

4. SaaS (Software as a Service)
SaaS는 기업이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기업은 물리적인 서버,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등을 전혀 관리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에게 제공될 서비스만을 일정 비용을 내고 사용합니다. 대표적으로, 시스코 웹엑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 구글 슈트 등이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SaaS는 채팅 서비스 또는 영상회의 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서비스처럼 서비스를 구매합니다.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한 서버도, 애플리케이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생성된 고객의 데이터만이 존재합니다.

클라우드 기술의 진화에 따른 변화

클라우드의 세 가지 서비스인 IaaS, PaaS, SaaS를 설명하였습니다.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 피자배달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구축형은 엄마가 모든 재료를 직접 사다가 직접 오븐에 구워서 가족들이 식탁에서 나누어 먹습니다. IaaS는 피자 도우와 토핑 그리고 치즈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사다가 집에 있는 오븐에 구워 먹습니다. PaaS는 피자를 배달받아 가족들이 식탁에서 나눠 먹습니다. SaaS는 가족들이 피자를 먹기 위해 외식을 합니다.

기업의 전화 서비스는 전화교환기(PBX)를 기업에 설치하고 전화기를 연결하여 사용하는 구축형에서 클라우드 PBX구조로 전환 중입니다. 유럽과 미국 기업은 더 이상 PBX를 구축 및 유지보수하기보다는 전화 서비스만을 이용합니다. 클라우드 PBX가 한국 시장에서 걸음마 단계입니다. 시장은 클라우드라는 확실한 방향으로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IT 엔지니어 또는 시스템 엔지니어들은 어떤 미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