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인하트 Feb 13. 2019

23. 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IT 엔지니어의 위기(하)

클라우드의 성장에 따른 엔지니어의 역할 변화  

   2010년경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IT 업계의 인식은 안이했습니다. 아마존 클라우드의 자동화와 가상화 서비스는 잠재적인 위협이지만,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과 마찬가지로 음식점의 메뉴판에 등장한 또 하나의 메뉴 즈음으로 여겼습니다. 아마존 클라우드는 전통적인 엔지니어의 수요를 줄인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클라우드 인프라 설계 및 관리, 클라우드 장애 대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을 다룰 엔지니어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015년 경부터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이 퍼블릭 클라우드 업계로 뛰어들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퍼블릭 클라우드가 확산되면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대표되는 시스템 엔지니어들의 수요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개발자들과 시스템 사이에서 중간 고리 역할을 하던 시스템 엔지니어들의 역할이 축소되었고, 전통적인 엔지니어의 역할은 개발자들이 자동화로 처리하였습니다. 


    2019년 올해 IT 업계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SaaS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클라우드 전쟁입니다. 기업들은 전통적인 기술을 가진 시스템 엔지니어를 고용하지 않고, 새로운 능력을 가진 시스템 엔지니어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능력은 코딩 능력, 사업 분석 능력,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 등입니다. 이는 IT 부문 예산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성장은 기업의 고정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기업들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던 시스템 관리를 자동화로 처리합니다. 현재는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입니다. 오븐과 피자 토핑을 팔던 제조 업체들은 시장에 대처하지 못합니다. 피자 기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오븐을 직접 만들어서 피자를 굽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는 파괴적 혁신의 모범사례로 불릴 정도로 시장 파괴적입니다. 


   미래의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기업들의 구조조정의 첫번째 목표는 고정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고정비를 줄이는 이유는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업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나 데이터 센터는 고정비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시대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기업의 IT 인프라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는 쿠팡입니다. 쿠팡은 소셜 커머스 기업으로 2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7년 8월 회사의 IT 인프라를 아마존 AWS로 전환을 완료했습니다. 쿠팡은 1000대가 넘는 서버를 프라이빗 데이터 센터에서 관리하기 위해 백 명에 가까운 엔지니어들이 필요했지만, 아마존 AWS로 전환이후 엔지니어의 수요와 관리업무가 크게 줄었습니다. 쿠팡의 개발자들은 시스템 엔지니어의 도움 없이 필요한 시스템을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합니다.  



현실화된 클라우드의 위협

   작년까지만 해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광범위한 거부감이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만연했습니다. 클라우드의 성장을 위협으로 느낀 많은 기업들은 보안이라는 미명 하에 클라우드의 '클'자도 커내지 못하게 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하에서 비용절감과 생산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솔루션들이 사라질 수 없습니다. 지금은 합리적인 수준의 보안을 강화하여 공공기관과 대기업은 클라우드를 도입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성장의 배경에는 2010년 금융위기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에 기업들은 구조 조정을 단행하였고 인력 감축이 진행하였습니다. 해외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 문제를 클라우드와 같은 생산성 향상 솔루션으로 해결하였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 기업들은 야간 근무와 연장근무를 활용하여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였습니다. 문제인 정부 출범 이후 주 52시간 근무를 강제하면서 기업들은 추가 고용을 하거나 업무를 줄여야 합니다. 클라우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업무를 줄이는 방안입니다.   


2010년 금융위기에 따른 구조 조정 이후
해외 기업은 인력 부족을 클라우드로 해결
한국 기업은 야근과 연장근무로 해결






가속화된 클라우드의 위협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과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성장은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들과 네이버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미래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활황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의 축소로 점철될 것입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므로 소규모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경쟁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고, 클라우드 및 시스템 엔지니어들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입니다. 구축형 위주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를 막아왔던 중간 및 고위 관리자들도 같은 위협에 놓여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IT 기술 진화 역사에서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퍼블릭 클라우드가 대세여도 반드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필요하고, 수많은 네트워크와 IT 장비들은 여전히 엔지니어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 합니다.  클라우드와 같은 사례를 IP Telephony (인터넷 전화) 기술의 성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00년 중반부터 2010년까지 기존 아날로그 전화시스템인 (PBX)에서 IP Telephony로의 방향이 전환되는 시기였습니다. 2000년 초반에는 인터넷 전화로 전환을 거부하는 관리자들이 많았지만, 생산성 향상과 비용 효율적인 인터넷 전화 솔루션의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2010년이 지나면서 한국에서 전화시장의 전환의 속도에 대한 고민은 있어도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20% 정도의 보급률에는 10년이 걸렸지만, 나머지를 채우는 데는 몇 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전화 시장은 다시 클라우드 바람을 타고 클라우드 PBX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처하는 엔지니어의 자세    

   새로운 기술로 인한 시장의 변화는 필연적입니다. 새로운 기술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 악마이거나 천사이기도 합니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저항하는 택시 기사분들에게는 새로운 기술이 악마이지만, 사용하는 소비자가에게는 천사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IT 업계에서 전통적인 시스템 엔지니어의 절대적인 숫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입니다. 새로운 역할을 하는 시스템 엔지니어가 필요해지고 있으며, 클라우드는 개발자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IT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2. 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IT 엔지니어의 위기(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