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도 글짓기는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주최하는 시와 산문 공모전에서 늘 힘들게 글을 썼습니다. 대학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문학동아리에 들어갔지만, 글쓰기는 늘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동료들과 함께 다음 티스토리 블로그에 IT 관련 글을 꾸준히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는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얼마 전에 IT 전문서적인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넷 전화와 SIP의 이해’를 자가 출판하였습니다. 꾸준히 책이 팔리면서 정보통신부문 카테고리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작가'라 불립니다. 필자가 지난 10여 년간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블로거였지만, 책을 한 권쓰고 나니 작가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콘텐츠를 지난 10년간 썼지만 책을 써야 작가가 됩니다. 책을 만들 콘텐츠를 쓰는 것이 사장 힘듭니다. 블로그에 책의 첫 글을 올린 때부터 지난 10년 동안모든 내용을 새로 쓰다시피 한 것이 세 번입니다.
작가라 불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
주위에 책을 팔아서 먹고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책을 팔면서 소소한 부업거리가 생겼습니다. 책을 한 권 쓴 후부터 매일 커피 한잔 마실 돈이 생깁니다. 금연하면서 담배값을 모으고, 책을 쓰면서 인세를 모읍니다. 월급은 모두 가족을 위해 쓰지만, 인세와 담배값은 온전히 필자의 것입니다. 가끔씩 행복한 고민을 해봅니다.
책을 쓰기 전에는 이름 석자가 찍힌 책을 한 권 갖고 싶었고, 책을 쓴 후에는 많이 팔리는 책 한 권 갖고 싶습니다. 브런치 매거진 연재하는 'IT 엔지니어의 길을 묻다', 'MBA 칼럼', '내 인생 마지막 영어 공부', '독립 출판에서 판매까지' 중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글을 클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할 계획입니다. 예상 독자층이 넓을수록 경쟁 서적이 많고, 예상 독자층이 좁을수록 책을 팔기 어렵습니다. 'IT 엔지니어의 길을 묻다'는 개인 블로그에 써 놓은 글들이 있어 책을 만들기 싶고, 예상 독자층도 적당합니다. 여름 즈음에는 괜찮은 책을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책은 중학생 아들과 함께 만들려고 합니다. 이미 아들에게 책 표지와 IT 엔지니어인 아빠와 함께 사는 일상에 대한 글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독립 출판에 도전하며 고군분투한 내용을 4컷 만화로 그린 서귤님의 '책낸자'을 아들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중학생 아들은 그림과 만화에 소질이 있고 곧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습니다. '책낸자'를 보면서 아들의 꿈 중에 책을 쓰는 작가가 포함되길 희망해 봅니다. 그러면, 아들이 책 디자인과 편집에 대한 공부를 시작할 것이고, 두 번째 책은 같이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만들고 있다.
IT 업계에는 45세가 정년이라는 '사오정'이 회자되는 곳입니다. 40대 후반 오십 대 초반의 IT 인들은 인생 이모작을 고민합니다. 필자도 정년퇴직 후의 일을 고민하면 앞이 캄캄합니다. 책을 만드는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해 보면서 은퇴 후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독립 책방을 열거나 독립 작가를 하거나. 큰돈을 벌지 못해도 노후를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소소한 일거리 하나를 추가합니다.
출판 분야는 사양 산업이라고 말합니다. 21세기는 기존의 방식으로 움직이려는 모든 직군과 산업이 위기입니다. 심지어 최첨단 IT 분야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도 위기입니다. 출판 분야라고 어렵다고 해서 창작 활동이 위축된 것은 아닙니다. IT 기술과 디지털 인쇄 기술이 발달하면서 책을 만드는 방식과 유통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창작은 계속될 것이고 책을 만드는 사람은 지금보다 수십 배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하는 상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