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PC 메신저를 만드는 기업들은 기능을 그대로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를 개발하였습니다.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그룹사의 IT 자회사가 만든 메신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 모바일 채팅앱이 개인적인 일과 업무에 모두 사용되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PC 시대에는 B2C와 B2B의 시장 경계가 명확하였고, B2B 제품은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직원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방안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카카오톡 채팅 이외의 모바일 메신저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바일 시대에는 B2B와 B2C의 경계가 모호해졌습니다.
슬랙이라는 기업용 제품이 시장에 나올 때까지 모바일 영역에서 B2B 제품의 실패가 계속되었습니다. 2013년 슬랙(Slack)이 등장은 메신저의 미래를 보여 주었습니다. 기업용 협업 제품들처럼 채팅, 음성 및 영상 통화를 지원하고, 모바일 중심 설계와 Saas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지원하였습니다. 일대일보다는 그룹채팅방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는 슬랙을 따라서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메시징 및 협업 플랫폼을 설계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팀즈를 발표하면서 기존 스카이프 포 비즈니스 (Skype for Business)를 단계적으로 단종시킬 계획을 발표하였고, 시스코는 2014년 시스코 스파크 (Cisco Spark) 개발을 시작하여 2017년 웹엑스 팀즈 (Cisco Webex Teams)를 발표하였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협업 제품인 슬랙,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시스코 웹엑스 팀즈는 처음부터 무료로 서비스를 개방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기업의 핵심 역량과 핵심 제품을 새로운 설루션과 통합하여 차별화를 하였습니다. 차별화된 기능들을 부분 유료화하면서 성장하였습니다. 슬랙은 API 연동과 메시징 부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오피스 365 (Office 365)와 PSTN 연동 부분에서, 시스코 웹엑스 팀즈는 다자간 영상회의와 PSTN 연동에서 유료화하였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협업 플랫폼들은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단일 앱으로 거의 모든 협업 기능을 지원
메시지 포스팅, 사진 및 문서 공유, 팀이나 프로젝트 단위 회의실 생성 및 삭제, 이메일 주소로 인원 추가 및 삭제, 일대일 및 다자간 음성 및 영상 통화, 그리고 상태 표시가 아니라 메시지 읽음 여부 표시
팀과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
메신저들은 일대일 또는 일시적인 소규모 그룹과 협업에 집중하였고, 기업용 소셜 네트워킹 제품들은 불특정 다수와의 협업에 집중하였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기업용 협업 플랫폼은 프로젝트 단위 또는 팀 단위 간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합니다. 프로젝트 단위 채팅방에 초대되는 순간 모든 내용이 동기화되어 신규 참가자라도 현재의 이슈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Mobile First
처음부터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출시되었습니다. PC가 보조적으로 기능을 지원합니다. 파일이나 자료 공유는 PC가 수월하지만 채팅과 음성 및 영상 통화는 모바일이 빠릅니다. 대표적인 기능의 차이는 상태 정보 (Presence)의 표시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므로 "Always-On" 상태를 가정하기 때문에 모바일에서는 다양한 상태 정보가 의미가 없습니다.
메시지 동기화
가상 회의실에 포스팅된 모든 콘텐츠는 참가자들의 모든 기기에서 완벽하게 동기화됩니다. 어느 기기에서 파일을 올리던 상관없이 동일하게 볼 수 있습니다.
경계 없는 협업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새로운 협업 플랫폼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합니다. 인터넷이 연결되는 환경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계 없는 협업은 직원과 직원 간 협업을 넘어, 직원과 협력업체 간 그리고 직원과 고객 간의 협업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게 합니다. 메신저가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클로우즈드 네트워크를 지향했다면, 새로운 협업 플랫폼은 경계 없는 협업을 지원합니다.
통합 및 연동을 위한 API
메신저는 기존 회사의 그룹웨어 등과 API로 연동을 하였다면, 새로운 형태의 협업 플랫폼들은 자체적으로 API를 제공합니다. 회에서 사용하는 SaaS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 또는 구축형 제품들과 얼마나 잘 연동되는지가 도입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슬랙은 음성 및 영상통화 기능이 없지만, 구글 행아웃과 연동하고 파일 저장 클라우드는 없지만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합니다. 시스코의 웹엑스 팀즈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안
메신저는 직원들끼리 사내에서 사용하므로 암호화나 보안 기능이 거의 없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협업 플랫폼은 완벽에 가까운 보안 기능을 제공합니다.
기존의 음성 및 영상 설루션과 연동
API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기업에 구축된 협업 제품들과 완벽하게 연동돼야 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협업 플랫폼인 시스코 웹엑스 팀즈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카카오톡의 단톡 방이 제공하지 못했던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B2B와 B2C의 경계가 모호한 모바일 세상에서 아직도 B2B는 다르다고 채팅앱이나 만드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분명 카카오톡은 어른들이 많이 사용하고, 청소년들은 페이스북 IM을 사용합니다. 대기업인 네이버도 라인을 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 어떤 모바일 메신저도 시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B2C 제품의 트렌드는 바뀔지라도 B2B용 모바일 메신저를 별도로 쓰는 직원은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카카오톡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가진 메신저가 세상에 나와도 변화는 없습니다. 단지 환상만이 존재합니다.
카카오톡보다 많은 기능을 가진 메신저는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이 있습니다.
이미 B2B 기업용 시장은 메신저를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협업 플랫폼 체계로 전환하였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협업 플랫폼이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이유는 PC 중심의 메신저를 빠르게 포기하고 모바일 시대에 맞게 처음부터 재창조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제품의 매출이 아무리 높더라도 고객 가치를 제공하지 못할 때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새로운 플랫폼 위에 기존의 기업의 핵심 제품을 사용하여 핵심 역량을 강화합니다.
채팅, 음성 및 영상 통화가 무료로 제공되는 시대입니다. 여기서 답을 찾기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