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IT 엔지니어의 길을 묻다"가 어제 종료되었습니다. 줄리어스 시저의 마음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 (The Die is Cast)'라고 외쳤지만 용두사미로 끝났습니다. 클라우드 펀딩은 책을 출판하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지만 너무 준비 없이 시작했습니다. 출판 크라우드 펀딩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필자가 출판 프로젝트 실패에서 배운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개인 블로그에만 조용히 프로젝트 진행을 알렸을 뿐 페이스북이나 기타 SNS를 활용하지 않았기에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도 어려운 프로젝트를 남들에게 알리기를 주저했습니다. 이미 한 권의 책을 자가 출판하였어도 다시 책을 출판한다고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 여전히 부끄럽습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입니다. 동네방네 소문을 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조용히 시작하면 두 달 후에 조용히 사라지는 프로젝트일 뿐입니다.
단순히 팔로워도 몇 명 없는 개인 블로그와 SNS를 이용한 단순한 홍보가 아닌 좀 더 입체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클라우드 펀딩은 실제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에 투자하는 플랫폼입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중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법입니다. 지인들은 생각보다 나의 책에 관심이 없습니다. 출판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어울려 실력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책을 출판하면 불티가 팔리는 그런 일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책은 작가의 인생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출판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할 때 이미 책의 내용은 거의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종료되기 전에 부족한 글을 몇 개 더 쓰고 퇴고를 거친 후 출판사를 선정할 계획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한 달 이상의 충분한 시간이 있었으므로 출판사와 협의를 거치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업무가 바빠지면서 부족한 글은 완성되지 못했고 퇴고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거의 완성된 것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입니다.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과거에 크라우드 펀딩은 작가가 출판사들이 거절한 책을 출판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지금은 중소형 출판사들의 책 발행 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출판사들이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의 책 표지나 품질은 최상급이고 가격도 적정합니다. 일반 작가들이 대충 준비한 출판 프로젝트 설명으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책 표지와 책 내용이 완벽히 준비되고 출판 후의 품질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을 때 시작해야 합니다.
출판 크라우드 펀딩을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마음의 상처만 받았습니다. 책을 사기로 했던 분들은 감사하지만, 출판 시기는 몇 달 뒤로 미뤄질 예정입니다. 콘텐츠를 좀 더 다듬은 뒤에 비슷한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에 출판 의뢰를 좀 더 해 볼 계획입니다.
출판은 작가의 인생과 노력을 담아내는 과정입니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숙성이 필요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면서 돈만 있으면 쉽게 책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돈이 있어도 책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만든 후에 출판사와 상의해 볼 예정입니다.
출판은 작가의 인생과 노력을 담아내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