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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Jul 20. 2019

28. 블로그의 글을 삭제하면 책의 판매량이 늘까?

출판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판매가 주춤해지다 

   2018년 12월 31일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넷 전화와 SIP의 이해'를 부크크(BOOKK)에서 출판하였습니다. PoD (Publish on Demand) 및 전자책 출판은 일반 출판해 비해 저작권료가 높습니다. 매달 20여 권의 책이 꾸준히 판매되면서 소소한 수입이 생겼습니다. 


  아무런 광고도 없이 책이 꾸준히 판매될 수 있었던 이유는 티스토리의 블로그와 브런치에서 공유된 자료들입니다. 책을 만들기 전에 두서없이 쓴 내용들이지만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위해 하루 600여 명의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아옵니다. 브런치의 매거진에도 100여 명이상의 방문객이 검색을 통해 유입됩니다. 넥스퍼트 블로그 방문객들은 예스 24로, 브런치 방문객들은 교보문고로 책 구매를 유도하였습니다. 예스 24의 책 판매량이 교보문고보다 세 배정도 많습니다. 시장 점유율의 차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아 지난 10년간 넥스퍼트 블로그를 유지한 효과입니다. 


   처음 책을 만들었을 때 백 권만 판매되면 성공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전화 업계가 작아서 SIP 프로토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천여 명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7월로 접어들면서 책의 판매가 야간 주춤해지기 시작하자 책을 더 팔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블로그의 글을 삭제하면 판매량이 늘까?

   한 때 유명 블로그에 방문객들이 급증하면 책을 내고 글들을 비공개로 전환하곤 하였습니다. 출판사와 저자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결정했을 것입니다. 브런치는 책을 출판하더라도 일정기간 일정 분량의 글을 공개하도록 합니다. 카카오 페이지는 글이 유료 서비스가 시작되면 다른 플랫폼에 같은 글들을 비공개하도록 합니다. 출판사들은 블로그의 글이 책의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에서 모든 정보를 확인한 사람들은 책을 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브런치의 '엔지니어를 위한 SIP의 이해' 매거진과 개인 블로그의 '다시 쓰는 SIP의 이해'를 비공개로 전환하면 책의 판매량이 늘까요? 출판사들이 책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판매량을 늘리는 듯합니다. 한 달 정도만 글을 비공개로 전환하여 책의 판매량을 확인하고 싶기도 합니다. 



필자가 책을 사는 이유

   필자가 영어 공부를 위해 '일빵빵 스토리가 있는 영어회화' 팟캐스트를 열심히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필자는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되면서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서장혁 씨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필자는 '일빵빵 스토리가 있는 영어 회화' 전 4권과 '일빵빵 입에 달고 사는 기초 영어'전 4권을 모두 구매하였습니다. 서장혁 씨의 노력에 대한 감사로 밥 한 끼 산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작가에게 밥 한 끼 산다는 생각으로 모든 책을 구매하다


    얼마 전부터 시소 출판사의 정혜윤 작가의 브런치를 자주 방문하였습니다. 정혜윤 작가는'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라는 책을 출간하고, 책의 앞부분의 10개의 정도의 글만 공개하였습니다. 또, 임승수 작가는 'ㅍㅍㅅㅅ'에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책의 내용 일부를 연재로 공유하였습니다. 몇 개의 글을 반복적으로 읽다 보니 책의 나머지 부분도 읽고 싶어 졌습니다. 아마도 모든 글을 공개해 놓았다면 책을 사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사다

   

   또한, 아들이 글재주와 약간의 그림 그리는 재주가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서귤 작가의 독립출판 과정을 다룬 '책낸자'의 4 컷 에피소드가 다양한 형태로 공유되어 있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이면 충분히 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책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아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 책을 사다 

   


블로그를 하던 초심으로 돌아가다

   책으로 만들고 싶은 내용은 블로그에 두서없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10년 전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정보를 공유하여 많은 사람들이 지식을 쉽게 습득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블로그의 내용 중에 일부를 가지고 책을 만들었습니다. 책은 블로그와는 다릅니다. 블로그가 단편적인 글들의 나열이라면, 책은 이야기의 흐름이 있습니다. 블로그가 오류투성이라면, 책은 몇 번의 교정과 교열을 통해 수정되었습니다. 독자들이 전체적으로 읽는 것은 블로그보다는 책이 수월하지만, 특정 내용을 검색하는 것은 책보다는 블로그가 수월합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책을 삽니다. 블로그에서 책의 내용의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를 비공개로 전환하면 방문객들이 책을 더 살지도 모릅니다. 전부를 비공개로 전환하면 더 많은 방문객들이 책을 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마음가짐은 훼손될 것입니다.


정보는 공유되어야 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해 보면, 블로그의 글을 차단해서 몇 백 권의 책을 더 파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습니다. 필자가 서장혁의 일빵빵 책을 모두 구매했던 것처럼 블로그에서 정보를 얻고 감동을 받은 독자들은 고마움을 책의 구매로 표시할 것입니다. 광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블로그의 글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은 마지막 광고 수단을 없애는 것입니다. 책의 판매량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독립 출판한 책의 블로그는
마지막 광고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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