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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Jun 16. 2019

31. MBA는 학비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MBA에서 배우는 지식과 만나는 인맥에 대해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aSSIST, Seoul School of Integrated Sciences & Technologies)의 Aalto EMBA 과정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은 약 1년 반이라는 시간과 오천만 원의 학비가 필요합니다. MBA가 그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MBA를 입학한 사람들은 그 가치가 있다고 인정합니다. MBA 졸업을 두 달 정도를 남겨둔 지금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모든 MBA School은 지식과 인맥을 강조합니다. 두 가지에 대해 MBA의 가치를 생각해 봅니다.



MBA에서 배운 지식의 가치 

     aSSIST의 알토 MBA 과정은 3학기의 국내 과정에서 21과목을 배우고, 2 주간의 해외 집중과정에서 4과목을 배웁니다. MBA에서 배운 경영 지식은 학비만큼의 가치가 있을까요? MBA에서 같이 공부한 오십 대의 두 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노이사님은 MBA에서 배운 여러 과목 중에서 3과목만으로도 오천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했습니다.   


   신제구 교수님의 "조직 및 리더십"과목은 제 인생관을 바꾸는 계기가 됐어요. 전에는 실적이 가장 중요했고, 윗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중요했어요. 교수님이 말한 일하다가 미친 사람들 이야기가 남 이야기 같지 않았어요. 지금은 윗사람뿐만 아니라 아랫사람들에게도 많이 신경 씁니다. 술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아랫사람들에게 더 잘하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이제 공부가 재미있어요. 졸업할 때까지 두 과목밖에 남지 않은 것이 아쉽네요. 


   김 대표님은 지식보다 지식을 얻는 과정을 더 중시했습니다.   


   MBA에서 배운 지식은 과목 당 백만 원 정도의 가치예요. 20개 과목이니까 2천만 원 정도군요. 저는 좋은 사람들과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3천만 원의 가치를 가지죠. 저는 함께 공부하는 분들이 너무 소중해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울 수 있게 해 주니까요. 


   삼사십 대 학생들은 경영학 지식에 가치를 두고, 오십 대 분들은 관점에 가치를 둡니다. 지식은 공부를 통해 채울 수 있지만, 관점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MBA는 지식과 지식을 얻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토론과 공동 학습을 통해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웁니다. 1년 반 전 MBA 입학할 때 두 분은 MBA 졸업장만 있으면 된다고 농담을 했지만, 지금 두 분은 MBA가 인생에서 소중한 추억이자 배움터가 되었습니다. 

 


삼사십 대는 지식에 가치를 두고,
오십 대는 관점에 가치를 둔다


   사람들은 MBA를 입학하기 전에는 MBA에서 배울 지식이 학비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합니다. MBA를 졸업하면 알게 됩니다. MBA는 단순히 경영 지식을 늘리는 곳이 아닙니다. MBA는 경영 지식을 수단으로 의사 결정하는 방식을 가르칩니다. MBA 졸업생들은 업계에서 일한 오랜 경험을 믿고 직관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MBA에서 배운 지식과 생각하는 방식을 믿고 과학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즉,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력과 MBA에 배운 과학적 사고를 함께 활용하여 의사 결정합니다.   


 MBA는 경영 지식을 수단으로
의사 결정하는 방식을 가르칩니다 


   aSSIST MBA와 알토 EMBA 복수 과정에서 배우는 지식은 오천만 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지식을 쌓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두 분도 그렇게 생각하고, 필자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학교마다 교육 방식이 다르고 학비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MBA에서 인맥의 가치  

    MBA에서 강조하는 인맥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인맥은 MBA 교수님입니다. MBA 교수님들은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업에 자문위원이나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이 분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는 것은 새로운 인맥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인맥은 MBA 동기생입니다. MBA에 입학한 사람들은 더 나은 삶과 경력을 원하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실력이나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과 같이 1년 반 동안 배우면서 동지애를 쌓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MBA 졸업생들입니다. MBA를 졸업한 후 동창회를 통해서 수천 명의 졸업생들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수님에게 배운 경험은 서로 간의 친밀도를 높입니다. 졸업생들의 소모임을 활용하면 좋은 인맥이 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인맥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MBA는 인맥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MBA 교수님들은 매년 수백 명의 졸업생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합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려는 학생들은 교수님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인맥 관리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박사 과정을 가지 않고 학계에서 일을 하지 않습니다. MBA 동기생들은 특정 업계에 집중된 사람들이 아니라 수많은 업종에 흩어져 있습니다. 동기생들과 깊은 동지적 관계를 형성할 수는 있으나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일 뿐입니다. 친구를 넘어 비즈니스 관계가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기생을 넘어 MBA 졸업생들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서로가 이익이 없는 데 관계를 맺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맥은 사람의 성격에 따라 좌우됩니다.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고 적극적인 학생들은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학연이나 지연을 이용하여 비즈니스 관계를 도모할 수 있는 사람들은 MBA의 학연도 하나의 옵션으로 사용할 수는 있겠으나, 지금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MBA를 졸업한다고 가능하지 않습니다. 


MBA는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MBA를 다니지 않은 사람들은 MBA는 인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MBA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학교와 달리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MBA는 나이와 직책을 떠나서 공부하고 웃고 떠드는 배움터일 뿐입니다. MBA에는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입니다. 


MBA에는 오직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  

며칠 전 학교 앞 한 술집의 야외 테라스에서 술 마시다가 잠시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사람들은 아이들 마냥 좋아하면서 자리를 뜨지 않고 우산을 들고 그냥 마셨습니다. 소주잔을 들고 건배사를 외쳤습니다. '빗방울 떨어지는 이 거리에 서서~'. 그냥 공부하는 사람들처럼 






비 오는 날의 수채화

                       권인하, 김현식, 강인원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콜릿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 불 아랜 보라색 물감으로

세상 사람 모두 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욕심 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콜릿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 불 아랜 보라색 물감으로

세상 사람 모두 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욕심 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오오오 오오 오오 오오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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