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아이폰과 2011년 아이패드가 한국에 진출한 후에 우리의 생활 방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은 많은 제품들이 쓸모없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손전등, 알람 시계, 타이머, 지도, 녹음기, 손거울, 카메라, 비디오카메라, CD 플레이어, 라디오, 계산기, 내비게이션 등입니다. 또한, 사람들은 간단한 인터넷 검색, 뱅킹 및 쇼핑은 PC가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합니다. PC 판매량은 매년 줄어들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량은 증가합니다. 2012년경 성급한 사람들은 PC가 사라지고 포스트 PC 시대가 열린다고 했습니다.
포스트 PC(Post PC)는 지금보다 더 빠른 CPU, 고용량의 메모리를 장착한 더 뛰어난 성능의 PC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포스트 PC는 기존의 PC에서 제공하던 기능과 함께 이동성 및 휴대성이 강화된 단말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포스트 PC의 특징으로 편리한 사용법,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 융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포스트 PC에 가장 근접한 단말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포스트 PC를 설명하기 위해 자동차를 예로 들었습니다. 농장은 짐을 많이 싣고 이동할 수 있는 트럭이 필요합니다. 일반 가정은 마트에 장 보러 가거나 아이들을 태울 수 있는 승용차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승용차가 출현한다고 해서 트럭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트럭이 PC라면, 승용차는 스마트폰입니다. 아마도 태블릿은 짐도 적당히 싣고 장 보기도 편리한 SUV 정도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포스트 PC를 PC의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로 보았습니다.
2019년 현재 스티브 잡스가 맞았습니다. 사람들은 PC, 스마트폰, 태블릿을 자신의 목적에 따라 사용합니다. 사무실에서 PC와 랩탑이 여전히 활용도가 높고 스마트폰을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가정에서 인터넷 검색과 뱅킹을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합니다. 전자책을 읽거나 동영상 재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태블릿을 사용합니다.
기업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확산되자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PC를 도입하여 업무 생산성을 한 차원 높였듯이 모바일 단말을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지난 10년간 기업들의 노력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습니다.
1) 1단계 : PC 만큼의 보안 수준을 요구하다
스마트폰을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보안을 적용해야 했습니다. 2010년 전후로 크고 작은 보안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업들은 사내망과 인터넷망을 완전히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망분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망분리는 인터넷망의 어떠한 문제도 사내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완벽한 보안을 제공했지만, 반대로 업무 생산성을 극도로 저하시켰습니다.
IT 및 보안 부서가 통제할 수 없는 개인의 스마트폰을 사내망에 연결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투자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은 스마트폰의 앱과 정보를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는 MDM (모바일 단말 관리자, Mobile Devices Manager)을 도입했습니다. MDM은 분실 시 원격으로 초기화까지 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모바일 관리 솔루션입니다.
다국적 기업들은 임원이 아닌 직원들에게까지 적용하는 사례가 드물지만, 한국은 보안 사고 예방을 위해 전 직원에게 적용하려고 하였습니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준 것이 아니라 개인 스마트폰을 MDM에 등록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많은 직원들이 기업의 철저한 보안 정책을 신뢰하지 못했고 등록을 거부하였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PC는 완벽한 통제가 가능했지만,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스마트폰은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MDM에 등록된 단말도 보안 요구사항이 까다로워 카메라 제어로 영상회의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2) 2단계 : PC에서 사용하던 기능들을 모바일로 이식하다
PC에서 사용률이 높은 애플리케이션들을 모바일로 이식했습니다. 모든 대기업들의 IT 자회사는 그룹사에 납품하던 PC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로 완벽하게 이식했습니다. PC와 똑같은 인터페이스와 사용 방식을 제공하면서 PC에서도 무겁게 돌던 애플리케이션들이 모바일에서는 더 무거웠습니다. 예를 들면, PC의 메신저, PC의 소프트폰, 기업의 웹 포털을 모바일로 옮겼습니다.
PC에서 제공하던 기능을 모바일로 제공하면 모두가 사용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사용률이 너무 저조했습니다. IT부서와 IT 자회사들은 모바일 전환 실적을 채우기에 급급했을 뿐 모바일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법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직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PC에서 인기를 끈 게임 중에 모바일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새롭게 설계되고 디자인된 것입니다. PC에 최적화된 것은 PC에서 모바일에서 최적화된 것은 모바일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3) 3단계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양산하다
많은 기업들은 모바일에서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은 수백 개의 모바일 앱이 있었고, 중소기업도 수십 개의 모바일 앱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원들에게 프로모션과 선물을 제공하면서 설치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직원들은 모바일에서 간단한 업무를 보기 위해 수 십 개의 앱을 필요로 했습니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앱이 너무 많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앱들이 관리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은 매 반기마다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되고, 스마트폰은 매 분기마다 새롭게 출시됩니다.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운영체제가 바뀔 때마다 모바일 앱을 점검하고 다시 개발해야 합니다. PC는 완벽한 통제가 가능했지만, 스마트폰은 쉽게 운영체제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하나의 앱을 개발할 예산만을 할당하지 매년 들어가는 엄청난 유지 보수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PC의 연장선이 아닙니다. PC에서 편한 일을 모바일에서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우리의 사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PC 시대의 성공 방정식을 믿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바일 문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접근 방식이 없는 것이다
모바일로 일하는 문화가 없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된 접근 방식이 업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모바일 메신저와 모바일 소프트폰을 지급하더라도 직원들은 카카오톡을 이용합니다. 서로간이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기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바일 최적화인지 PC 최적화인지 차이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기 때문에 오늘도 스마트워크를 위해 앱을 만들고, 6개월마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출시될 때마다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바꿀 때마다 테스트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합니다. 그래도 사용하는 직원은 없습니다.
개발은 전문 제조사에게 맡기고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연계를 고민하라
많은 제조기업들이 제대로 된 접근방식을 제공합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제조사에게 맡기고 기업의 핵심 역량인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PC 시대처럼 메신저나 엔터프라이즈 포털 앱에 모든 기능을 쑤셔 넣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접근 방법 중 하나는 챗봇입니다. 모든 직원들이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는 채팅앱은 설치합니다. 필요한 기능을 챗봇을 개발하면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와 무관합니다. 메신저는 메신저 업체가 알아서 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