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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Dec 06. 2019

36. MBA를 고민하는 엔지니어에게 조언하다

   MBA를 졸업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MBA에서 배우고 익힌 것이 쉽게 잊힐까 두려워 책을 뒤적거려 보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을 다시 살펴보면서 배운 것을 다시 정리하고, 업무에 적용하면서 스스로 변화된 것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MBA는 지식뿐만 아니라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무엇을 배워야 하는 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생활을 합니다. 


   가끔씩 지인들이 MBA에 대해 물어봅니다. 진지하게 물어보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가볍게 응대합니다. 지난주 모르는 분에게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브런치에 올린 글들을 보고 필자에게 조언을 구하였습니다. 엔지니어라면 반드시 고민하는 내용이기에 MBA를 고민하는 엔지니어들을 위해 공유합니다. 주고받은 이메일의 개인적인 부분은 삭제하고 읽기 편하게 내용을 각색하였습니다. 

 


MBA를 고민하는 엔지니어와의 이메일 문답

    엔지니어들은 MBA School을 선택할 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고민합니다. MBA School에서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MBA 업계에서는 최고 기술 책임자 CTO (Chief of Technology Officer) 과정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기술과 경영을 접목하는 것이 자신의 강점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라인하트님,
   브런치에 게시한 유익한 글들 잘 보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고 MBA를 선택하신 듯하여 부담 안 되는 선에서 조언을 좀 구하고자 합니다.
   저는 Data와 Cloud 쪽 엔지니어로 내년이면 경력 20년 차입니다. Technical Consultant로  일하면서 MBA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MBA를 시작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단계를 지나 어떤 MBA 학교를 가야 할지를 고민 중입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스토니브룩 MSTM과 알토 MBA가 저에게 맞는 것 같습니다.  
   MSTM 커리큘럼은 현재의 업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기술 관련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배울 것 같아 다양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알토 MBA는 다양한 사례와 사람들을 통해 여러 비즈니스를 이해할 수 있겠지만, IT 컨설팅 분야에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합니다. 참고로 저는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의 IT 부서와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최종 선택은 제가 해야겠지만, 적은 기회비용으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필자는 싱가포르 출장으로 이메일을 받고서도 답변을 바로 하지 못했습니다. 며칠 후에 간단하게 답변을 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IT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라면 굳이 MBA를 다니지 않아도 잘 나가실 듯합니다. 누구나 한 분야에서 20년 동안 일한다면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입니다. 자기 스스로 인정하지 못할지 라도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바라봅니다. 
   MBA를 마친다는 것은 Technical Consultant에서 Business Consultatnt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20년 차 엔지니어가 부족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경영 마인드입니다. 저는 엔지니어가 MBA에서 어중간하게 기술과 경영을 모두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들은 MBA에서 경영을 배우다 보면 스스로 기술 분야에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MBA에서 배운 것들을 실무에서 활용합니다. MBA는 고객과 시장을 체계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만들어 줍니다. 
   스토니브룩 MSTM이 어떤 것이 알지 못하지만 기술과 경영을 적절히 썩어서 가르치는 것이라면, MBA School에서 비싼 학비를 내고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20년 차 최고 엔지니어가 MBA에서 기술이나 기술경영에 대한 것을 배운다고 해서 무엇을 얻을 까요? 교수들은 기본과 원리에 충실한 교육을 할 뿐 최신 이론이나 정보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MBA로 간 엔지니어" 브런치북에서 말했듯이 엔지니어들은 졸업하는 순간까지 생소한 경영을 배우면서 'MBA가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졸업 후에도 고민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민이 당신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졸업생 추천서가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아마도 이것이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 즐겁게 공부하세요


엔지니어에게 MBA는 언제나 질문이다

   'MBA로 간 엔지니어' 브런치북에서 엔지니어가 MBA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MBA가 세분 전공으로 분화하면서 선택의 고민이 더 깊어진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MBA 과정은 엔지니어가 아닌 일반 사무직을 위한 것입니다. MBA 시장에 새로운 수요인 엔지니어를 위한 과정은 거의 없습니다. 기술과 경영의 결합을 시도한 기술경영 MBA 과정도 엔지니어 대상이 아니라 일반 관리자 대상입니다. 기술도 모르고 경영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를 적은 비용에 가르칩니다. 커리큘럼이 모든 것을 말해 줍니다.  


   엔지니어들은 기술 경력을 바탕으로 경영을 공부하여 CTO나 CIO로 진입하려는 목표를 가집니다.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메우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MBA의 기술 경영 전공은 이름 값에 비해 실제 내용이 부실합니다. 현재의 CIO와 CTO를 위한 과정으로 기술도 경영도 깊게 들어가지 못합니다. 필자는 엔지니어가 일반 MBA 과정을 배울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별도의 저렴한 과정이 시장에 많고, 기술을 알아야 경영 마인드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에 대한 지식 습득은 6개월 과정의 학원들이 있고, 이런 지식을 충분히 쌓아야 경영 마인드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문가가 빅데이터 MBA를 따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MBA는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경력을 쌓은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자격증 수준의 졸업장을 갖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경력이 깡패입니다. 20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 같은 분야의 MBA를 따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경력이 깡패다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필자는 이미 'MBA 칼럼'과 'MBA로 간 엔지니어' 브런치북에서 밝혔습니다. MBA에는 어떤 환상도 없습니다. 공부하는 사람들만이 있습니다. 졸업하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믿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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