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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BA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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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Aug 13. 2019

33. MBA 졸업, 바뀐 것은 없다.

다시 일상이 시작되다

   어제 헬싱키에서 오후 4시경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은 아직도 덥고 습했습니다. 아이들과 집사람이 필자의 졸업식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집사람이 끓어준 김치찌개를 먹었습니다. 시차와 열대야로 잠을 설쳤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힘들게 공부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무엇을 이루었다고 느끼기에는 너무 피곤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집사람이 챙겨준 커피 한잔을 들고 아파트 현관문을 나섰습니다. 지하에는 지난 2주간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는 자동차가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동차 특유의 오래된 시트 냄새를 맡으며 시동을 걸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영어 공부 보다는 라디오의 서울 교통 방송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듣고 싶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시끌벅적한 무역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면서 삼성동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자동차를 지하에 주차하고 사무실로 올라갔습니다. 사무실은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된 상태였습니다. 한 달 전부터 시작된 사무실 리모델링이 끝나기 바로 전에 헬싱키로 출국했습니다. 필자도 리모델링된 사무실도 약간 들떠있었습니다. 팀원들은 워크숍과 고객 미팅으로 외부 일정이 많았습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사 온 초콜릿과 자일리톨 껌은 사람들이 잘 지나다는 곳에 두었습니다. 2 주간의 휴가로 인한 미안한 마음을 점심식사로 대신하고 싶었지만, 바쁜 일상은 이마저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는 직원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면서 평소처럼 밀린 일을 시작했습니다. 


   몇 번의 회의와 메일 정리를 하고 나니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오늘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30분 일찍 퇴근하여 교통체증을 피하였습니다. 집에 도착한 후 러닝복으로 갈아입고 중랑천으로 나갔습니다. 나이키 러닝 앱을 켜고 '장웅의 휴식을 위한 지식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를 들으면서 약 한 시간 동안 8Km를 뛰었습니다. 서울의 무더위에 해는 떨어져도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JTBC 뉴스를 보다가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10시 즈음에 일어나 책상에 앉아 브런치에 글을 썼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이렇게 잡았습니다. MBA를 졸업해도 바뀐 것은 없습니다. 단지 필자의 생각만이 바뀌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필자는 반복된 일상을 보냅니다. 


MBA를 졸업해도 바뀐 것은 없다
단지 내 생각만이 바뀌었을 뿐이다




지금, 누군가 MBA의 가치를 묻는다면 

   한두 명의 직원들은 필자가 MBA를 졸업한다는 것을 알고 축하해 주었습니다. 친한 직원은 MBA를 마친 이유를 물었습니다. 필자는 CCIE 자격증을 딴 이유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도 같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기에 필자의 미소를 이해했습니다. 높은 인지도의 자격증이나 졸업장이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단지 이 것을 기폭제로 마음과 행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누군가 MBA 졸업에 대해 묻는다면, 필자는 "Kingdom of Heaven"의 명대사로 인용하여 답을 할 것입니다. 


Balian : What is this journey worth? 

Saladin : Nothing.
          ......
          (He starts to walk away, then turns back and smiles) 
          ......
          Everything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지금은 단지 이 순간을 즐길 뿐입니다. 모든 것을 마치고 침대에 누워 편안히 잠을 자고 싶을 뿐입니다. 군대를 제대한 날 밤의 느낌입니다. 내일부터는 멈추었던 영어 공부와 'IT 엔지니어로 살아남기'책 쓰기도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내일은 또다시 내일의 태양이 뜨고 일상이 필자를 스쳐 지나갈 것입니다.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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