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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Jun 22. 2020

꿈이 없어도 괜찮아

꿈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평균수명과 초혼 연령의 변화

조선 시대까지 일반인들의 기대 수명은 얼마나 될까? 조선 시대 왕들은 전염병의 영향이 적고 영양상태가 좋았지만, 평균수명은 47.3세였습니다. 장수한 왕들은 82세의 영조, 72세의 태조, 66세의 고종과 광해군이 있습니다. 조선시대까지 일반인들은 전쟁과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이 높았습니다. 현대에 이르기 전까지 환갑을 넘은 사람들은 많았지만,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에 따르면, 높은 영유아 사망률을 고려해봐도 평균 수명을 40세 이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평균 수명이 낮을수록 결혼 적령기는 앞당겨집니다. 1935년 조선 총독부 조사에 따르면 19세 이하 여성의 67%가 기혼자였고, 24세 이하 남성의 92.1%가 기혼자였습니다. 1936년 평균 수명은 남자가 40.6세, 여자가 44.7세였습니다.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평균 수명은 남자가 58.7세, 여자가 65.8세였습니다. 2017년 현재에 평균수명은 남자가 79.7세, 여자가 85.7 세입니다.

일반적으로 결혼 적령기의 변화는 평균 수명의 증가와 관련이 깊습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초혼 연령은 높아집니다. 여자보다 남자의 나이가 3세에서 4세 정도 높다고 감안한다면, 2020년 현재 초혼 연령은 여자는 33세, 남자는 36세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원래 꿈이 없었다

1930년대 20살에 결혼하여 40대에 죽는 남자와 2020년 36세에 결혼하여 80세에 죽는 남자가 있습니다. 두 남자의 시간 길이는 다릅니다. 1930년대의 남자는 20살에 결혼하기 위해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을 할 때 취직을 하거나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아버지가 하던 일을 물려 받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농부면 아들은 농부가 되고, 아버지가 상인이면 아들은 상인이 됩니다. 꿈이 무엇인지 들어본 적도 없고 생각해 본적도 없습니다. 오직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합니다. 2020년대의 남자는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10년의 시간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자영업이 아니라면 물려 받을 수 없습니다. 꿈을 가지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마땅히 공부말고는 해본 것이 없습니다. 꿈은 없지만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두 남자 중에 누가 더 바람직할까요? 누가 더 남자 다운 가요? 누가 더 성실한 가요? 누가 더 인생을 잘 설계하나요? 시대가 다르다 보니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가장으로써 책임져야 할 시간의 길이가 다릅니다.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다고 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꿈이 없다고 합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꿈이 없다고 합니다. 요즘 청년들은 꿈이 없다고 합니다. 정말일까요? 원래 사람들은 꿈이 없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일제 강점기에도 산업화 시대에도 먹고사니즘을 넘어선 꿈을 꾸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 몇몇 사람들만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거나 새로운 생각을 하였을 뿐입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요즘 사람들은 꿈이 없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원래 사람들은 꿈이 없다

우리나라의 위인전기가 문제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특별하고,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내고, 십 대부터 오직 한 가지 꿈만을 꿈꿉니다.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현대에 들어서야 많은 일반인들이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꿈을 꾸라고 조언한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꿈을 꾸는 것에 대해서는 아이들도 청년들도 부모들도 서툽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꿈이라는 이름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자식들이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난 꿈은 꿈이 아니라고 합니다. 부모들은 먹고사는 문제와 꿈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조차 알지 못합니다.

꿈을 꾸어본 적이 없는 부모들은
먹고사는 문제와 꿈을 구분하지 못한다

요즘 사람들이 꿈이 없는 이유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로 시작되어 어른이 된 자식에게 '다 커서 뭐 하는 거냐?'라고 야단칩니다. 자식들의 꿈에 관심 많은 부모들도 밥벌이 신경 쓰지 않는 자식에게 잔소리만 할 뿐입니다. 밥벌이와 꿈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 도 있습니다. 밥벌이를 잘하는 사람도 꿈이 없을 수 있고, 꿈이 있는 사람이 밥벌이를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은 전자는 바르다 하고 후자는 사람 구실 못한다고 합니다.

꿈과 밥벌이를 혼동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꿈이 없는 이유는 뭘까요? 꿈이 없는 사람들은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꿈이 있는 사람들은 이유가 단순합니다. 아무도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꿈을 꾸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엘론 머스크가 화성에 사람을 보내기 위한 스페이스 X를 창업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러시아에서 로켓 발사 비용을 알아보던 중 무시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의 마커 주커버그는 대학생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그것이 우연히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이 없다는 것은 단지 그만큼 도전하지 않은 것입니다.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학창 시절의 경험은 비슷합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 같지만 똑같습니다. 대학교에서의 경험 외에 어학연수를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자신이 도전하는 단계가 낮을수록 성취감은 좋아도 새로운 길을 볼 수가 없습니다.

꿈이 없다는 것은 충분히 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바보 같고 멍청한 짓을 하는 아이들을 두고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실패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실패하지 않는 아이들은 스스로 도전하거나 해결책을 찾아본 적도 없습니다. 경험은 낮고 도전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꿈을 찾기보다는 관심 있는 것을 끝까지 도전해야 합니다. 바보 같은 짓도 괜찮고 어리석은 짓도 괜찮습니다. 사람들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함께 실패하고 함께 해결하면서 성장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꾸고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모색합니다. 지금은 산업화 시대가 아닙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벗어나 좀 더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꿈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부딪힌 사람들에게 꿈은 의미가 없습니다. 당장 먹고살아야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주말에 쉴 수 있고 퇴근 후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자신의 꿈을 꿀 수 있습니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고 항상 바뀝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을수록 제약도 많습니다.

꿈은 매일매일 조금씩 어딘가로 자신을 향해 가게 하는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10년이나 2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꿈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꿈은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 대학교 병원에서의 힘든 생활을 참고 인내하는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