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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Aug 06. 2020

51. 15년 차 엔지니어에게 이직에 대해 조언하다


   며칠 전  15년 차 IT 엔지니어 한 분이 브런치의 '작가에게 제안하기'로 연락을 했습니다. 그는 어려운 취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두 개 회사에서 입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두 회사 중에 어떤 회사가 나은 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아무리 행복한 고민일지라도 이직은 언제나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질문을 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저는 15년 차 프리세일즈 겸 엔지니어입니다.
최근 퇴사 후 클라우드 관련 스타트업과 대기업 SI 기업 중에 진로를 고민 중입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필자는 이메일을 받고서 선뜻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의 직업 경력과 향후 진로에 대한 꿈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주식을 사야 대박이 나는 지를 묻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량주를 권할 수도, 저평가된 주식을 권할 수도 없었습니다. 단지 40대 초반의 15년 차 엔지니어라면 고민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결정은 본인이 할 수밖에 없으므로 고민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요즘 취업 경기가 좋지 않아서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텐데 다행입니다. 두 회사를 두고 고민하는 이유는 연봉이나 근무 조건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일 것이고, 미래 성장 가능성과 대기업 사이에서 고민을 하시는 듯합니다.

  제가 족집게처럼 회사를 꼭 집어 드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15년 차 엔지니어는 지금이 마지막 이직 기회일 확률이 높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리고, 고민의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15년 차 엔지니어들을 위한 이직 고민의 우선순위

   15년 차 이상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입니다. 필자가 제안한 고민의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답장은 우선순위를 간단하게 보냈지만, 이 글에서는 추가적인 설명을 달았습니다. 


1) 몇 년 후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세요.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의 자신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최신 IT 기술, 직책, 경력, 또는 영어 등 일 것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오래 일할 것이고, 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역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새로운 회사는 새로운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본인의 경력에 따라 큰 회사가 더 나을 수도 스타트업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2) 최신 기술과 시장에 몸담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최신 기술이 아니라 익숙한 기술을 다룹니다. 새로운 기술이 밀물처럼 밀려와 난리가 나도 자신이 하던 기술만 바라봅니다. 하지만, 뛰어난 엔지니어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에 집중합니다. 현재 시장을 뒤흔드는 최신 기술은 클라우드,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입니다.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이런 기술과 연관된 경력과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3) 관리자나 임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따져야 합니다.  

    자신은 평생 엔지니어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더라도 관리자나 임원이 되지 못한다면, 은퇴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어서 포기하는 것은 다릅니다.


4) 연봉과 근무조건은 중요합니다. 

    이미 두 회사가 비슷한 연봉과 근무 조건을 가정했습니다. 만일 큰 차이가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의 연봉이나 근무 조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더 나아질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유 있게 퇴근 후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재테크 공부나 부동산 중개 공부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15년 차 엔지니어가 근무조건이 열악해서 업무 외에 할 수 없다는 것은 미래가 없다는 것과 동일합니다.


15년 차 직장인이 업무만 집중한다면,
미래가 없는 것이다.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

   필자는 20년 차 엔지니어로 여러 번 이직했지만, 이직은 언제나 고민입니다. 이직은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이직할 회사는 항상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것 때문에 이직을 합니다. 어떤 회사를 고를 지에 대한 선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택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몇 년 후에 하지 않은 선택에 미련이 남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결과로 증명하는 몇 년 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노력은 지속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이 아니라
선택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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