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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Nov 18. 2020

 52. PDF로 수백만 원을 벌 수 있을까?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크몽과 탈잉은 최소한의 책의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것도 전자책의 형태로 팔 수 있게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전자책을 재능을 판매할 수 있는 투잡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현상입니다. 전자책을 책의 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장 단순한 정보 전달의 도구로 봅니다. 누구나 재능이 있고 쓰기만 하면 판매할 수 있습니다.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탈잉과 크몽의 광고가 넘쳐납니다.




전자책 시장 규모

    '저작권'이라는 권리는 품질이 담보되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사람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PDF 전자책을 돈을 주고 사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내용과 정보를 담았다고 볼 수 있는 수백 페이지를 갖춘 전자책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COVID-19 판데믹 이후 시장은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KISDI의 정보통신방송정책 책에서 밝힌 한국 전자책 시장 현황은 2017년 기준 7,750억이지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8년 2,700억 수준이었습니다. KISDI는 전자책의 범위를 매우 광범위하게 잡은 것이고 한국 출판문화선업진흥원의 회원사인 600여 개의 출판사를 기준으로 산정하였습니다.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액제 무제한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대여 서비스가 활발합니다. 2018년 7월 리디북스는 월 6500원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리디 셀렉트, 2018년 7월 밀리의 서재, 2018년 9월 예스 24의 북클럽 등이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또한, 종이책의 인세는 20% 이하이지만 전자책은 50% 정도입니다. 상황에 따라 종이책보다 저렴한 책값을 책정할 수 있고, 가격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다시 크몽, 탈잉, 텀블벅, 와디즈를 보자

   전자책 출판 시장이 매년 20% ~ 30% 씩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탈잉과 크몽이 광고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대로 된 종이책과 전자책을 집필한 작가들도 저작권만으로 먹고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작권으로 월 몇 백만 원씩 번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마도 전자책을 만드는 방법과 고정적인 월 매출을 일으킨다고 현혹하는 사람들이 천만 원의 부수입을 버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전자책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전자책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버는 것일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할 때 10,000원 ~ 15,000원에 판매합니다. 책 보다 적은 페이지의 수에 담긴 내용을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십수 년의 경력에 엄청난 노하우를 30,000원 또는 50,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그럼 제대로 된 200 ~ 300 페이지 수준의 책으로 만들면 100,000원이 될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최고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책조차 20,000원을 넘기 힘듭니다.  


   전자책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분들은 탈잉과 크몽에서 오십 페이지 정도의 PDF 책을 만들어서 판매를 시작하라고 권고합니다.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여 전자책으로 만들고, 전자책 판매량을 바탕으로 출판사와 종이책을 계약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주 이상적인 상황일 뿐입니다. 99.9% 사람들은 전자책이나 종이책 수준으로도 못 갈 것입니다. 0.1% 정도의 사람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브런치에 수 만 명의 작가들이 있지만, 직접 PoD 출판을 하거나 출판사와 계약한 작가들은 매우 적습니다.  탈잉과 크몽은 단지 수백 페이지가 아닌 오십 페이지 정도의 내용을 판매를 할 수 있습니다. 즉, 처음부터 책이라는 마라톤을 할 수 없으니 1,000 미터 달리기를 먼저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브런치는 제대로 된 책을 만든다는 콘셉트이고, 크몽과 탈잉은 책 만들기를 시작한다는 콘셉트이다.   



결국, 쓰는 자가 책을 만든다

   이 세상에 쉽게 돈을 방법은 없습니다. 내가 쉬우면 남도 쉽고,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습니다. 내가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면 남도 편하게 벌 수 있습니다. 팔리는 책은 양질의 정보를 가진 책입니다. 양질의 정보는 오랜 경험에서 나옵니다. 오랜 경험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험을 하지 않고 좋은 글이 나올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돈을 번다는 말에 현혹됩니다. 쉽게 돈을 벌기 위해서는 힘들게 실력을 늘려야 합니다.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 전문가가 되는 길은 없습니다.아마도 전자책으로 돈을 번다는 생각은 쉽고 빠르게 성공하려는 요즘 시대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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