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브런치에서 글을 시작했을 때를 생각합니다. 2018년 8월 26일 처음 글을 포스팅했습니다. 6개월 후에 구독자가 400명이 되었습니다. 다시 6개월 후에 구독자가 500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난 2020년 5월 21일 구독자가 800명을 넘었습니다. 그 후 6개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카카오 브런치 구독자는 979명입니다. 구독자가 쉽게 늘지 않는 이유를 추적해 봅니다.
2020년 11월 한 달간 검색 엔진의 사용량을 인터넷 트렌드에서 확인하였습니다. 네이버 검색은 62.7%, 구글 검색은 29.8%, 다음 검색은 4.2%입니다. 한국에서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앞도적입니다. 검색 시장에서 다음은 미미합니다.
한국의 검색 엔진 점유율과 2020년 11월 카카오 브런치 유입 경로와 비교합니다. 구글 검색 유입은 87.3%, 네이버 검색 유입은 7.6%, 다음 검색은 5%입니다. 구글 검색의 시장 점유율이 약 30%에 이루지만, 카카오 브런치에서는 87.3%입니다. 다음 검색은 시장 점유율 정도의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은 시장 점유율 대비 매우 미미한 유입률을 보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구글 검색은 광고가 없어서 좋은 글만을 찾는다
구글은 검색에 광고가 없고 양질의 정보를 담은 페이지를 상위에 노출합니다. 실제 상위 유입 키워드를 직접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면 상단에 필자의 브런치 페이지가 나타납니다. 실제 필자의 글이 아니어도 주위에 읽은 만한 글이 앞에 있다.
2) 다음 검색은 시장 점유율만큼 유인된다
다음 검색은 통합 검색에서 보여주는 순서가 있습니다. 블로그의 글, 카페글, 웹문서, 사이트, 동영상, 브런치, 카카오 커머스 순으로 보여줍니다. 또는 웹문서, 사이트, 블로그, 브런치, 이미지 순으로 보여줍니다. 다음 검색은 브런치의 글을 상위에 노출하지 않고 하단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1년 전인 2019년 11월에는 네이버보다 더 많이 유입되었습니다. 다음 검색이 브런치 글이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것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3) 네이버는 네이버의 글들을 먼저 표시한다
네이버는 네이버 블로그와 포스트의 글들을 먼저 표시한다는 속설이 맞았습니다. 시장 점유율에 비해 엄청나게 낮은 유입률을 보입니다. 같은 글이더라도 브런치에 쓴 글보다 네이버 포스트나 블로그에 쓴 글이 훨씬 더 노출이 잘됩니다.
물론, 네이버는 파워링크와 엄청난 광고글들을 상단에 배치하기 때문에 한참을 밑으로 내려가야만 제대로 된 정보를 담은 글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것을 즐깁니다. 네이버는 유사 문서 제거, 광고성 문서 제거, 그리고 저품질 블로그 차단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만 네이버의 정보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불가능해 보입니다. 몇몇 분들은 카카오 브런치의 글을 네이버 포스트로 그대로 옮겨 놓고 카카오 브런치의 글에 대한 링크를 거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아마도 유사 문서 필터링에 걸릴 확률이 높고, 카카오 브런치의 원본 링크를 걸면 광고성 글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 유입은 전체 검색 유입량의 8% 수준에서 늘기 어렵습니다.
카카오 브런치에서 네이버 검색 유입은 어렵다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글을 계속 읽고 싶어 합니다. 작가의 다음 글을 읽고 싶거나 지금 읽은 글을 다시 꼼꼼하게 읽으려고 구독합니다. 요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잘 구독하지 않습니다. 구독을 하면 '글 읽는 서재'와 '피드'에서 읽을 수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브런치에서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은 구독이 쉽지만, 검색이나 카카오 채널을 통해 유입되는 사람들은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구독을 하더라도 브런치 앱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브런치를 즐겨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구독은 귀찮은 과정입니다. 카카오 브런치는 네이버보다 이런 문제가 여전히 복잡합니다.
같은 주제로 같은 글을 카카오 브런치에 쓰고 네이버 포스트에 Ctrl+C와 Ctrl+V를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카카오 브런치와 네이버 포스트를 함께 서로 다른 주제로 글을 유지합니다. 글의 주제에 따라 카카오 브런치와 네이버 포스트에 따로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사실 카카오 브런치의 구독자 수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것은 올리는 글들의 성격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출판이나 경영학 관련 글을 올릴 때 늘어나던 구독자가 머신러닝과 기술 관련 글을 올리면 줄어듭니다. 그리고 다시 늘기 시작하지만 다른 주제의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 떨어집니다. 어차피 주제를 분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카카오 브런치를 시작할 때 주제를 명확히 하지 못한 것이 끝까지 발목을 잡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브런치 매거진 별로 구독자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명확한 주제는 필요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주제를 네이버 포스트와 카카오 브런치로 나누어서 글을 쓰는 것은 어떨지 고민합니다. 현재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두 가지 주제로 분리할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IT 엔지니어와 관련된 주제와 경영학과 관련된 주제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깔끔하게 나누어지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IT 엔지니어의 길을 묻다
내 인생 마지막 영어 공부
스마트워크는 없다
엔지니어를 위한 SIP의 이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자
MBA 이야기
경영 전략의 이해
책 쓰는 엔지니어
살아보면 알게 되는 것들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
그래서, 며칠 전부터 네이버 포스트로 Ctrl+C와 Ctrl+V로 브런치 매거진 하나를 통째로 네이버 포스트의 시리즈로 옮기도 있습니다. 옮긴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읽음 표시가 0입니다. 유사문서 제거에 걸린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하찮은 글도 한 두 명은 읽기 마련인데 완벽하게 0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 분들 중에도 네이버 포스트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네이버 포스트는 검색량도 많고 광고 수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글을 네이버 포스트로 옮기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볼 예정입니다.
2021년 새해에는 1,000명이 구독자를 만들고 싶지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구독자의 수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할 뿐입니다. 6개월 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구독자 수는 단지 좋은 글을 쓰면 얻어지는 결과입니다. 좋은 글을 꾸준히 쓴다면 구독자가 많아질 것입니다. 구독자 수를 늘리는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매일매일 글을 포스팅하면서 점점 좋은 글을 쓸 수 있지만, 구독자의 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첫째, 카카오 브런치에 너무 다양한 주제로 글을 씁니다. 둘째, 네이버로부터의 검색 유입이 너무 적습니다. 셋째, 카카오가 브런치의 글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고민입니다. 네이버 포스트에 새로운 글을 먼저 올리고 브런치에 나중에 글을 올리면 될까요? 아니면 정말로 주제별로 블로그를 분리할까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카카오 브런치만 열심히 할까요? 티스토리 블로그에 있는 글도 아직 카카오로 옮겨오지 못했습니다. 2021년에는 필자의 블로그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