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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BA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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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Dec 24. 2020

47. 직장인 박사 과정을 왜 하는 가?

직장인 박사 과정에 지원한 이유

    필자는 전화, 채팅, 영상 통화, 웹 미팅과 관련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스마트워크와 협업 (Collaboration) 분야의 아키택트입니다. 스마트워크와 협업 분야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AI/ML, Artificial Intelligence / Machine Learning) 기술이 전방위적으로 도입되면서 엄청난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필자는 AI/ML 이 무엇인지에 대한 강한 궁금증으로 몇 달간 코세라에 있는 앤드류 응의 머신러닝 강의를 저녁마다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에 강한 매력을 느꼈고, 공부를 제대로 해서 협업 솔루션 분야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공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학원을 다니거나 독학을 하거나 코세라와 같은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실력을 늘릴 수 있지만 큰 문제가 있습니다. 필자는 AI/ML을 다루는 전문가가 아니라 스마트워크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필자는 두 가지를 잘 접목해서 잘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스마트워크와 협업은 지난 20년간의 경력과 자격증으로 충분하지만, AI/ML은 전혀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절름발이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부를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AI/ML에 전문가  이미지를 얻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공부를 하면 실력은 쌓이지만 공신력은 쌓이지 않습니다. 공신력을 가질 수 있는 자격증이 필요합니다.  

공부를 하면 실력은 쌓이지만
공신력은 쌓이지 않는다.


   필자는 20년간의 스마트워크와 협업의 전문가이면서 경영학 지식을 갖추기 위해 MBA를 졸업했습니다. 여기서 AI / ML 지식과 더 깊은 경영학 지식을 갖춘 경영학 박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ph.D 박사 타이틀은 20년간의 엔지니어 경험에 AI/ML을 경영학에 접목할 수 있는 전문가로 길러줄 것입니다. 



직장인 박사 과정에 합격하다  

   2020년 10월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a Seoul School of Integrated Sciences and Techinologies)에서 주최하는 박사 과정 설명회에 참석하고, 11월에 입학 서류를 제출 참석하고, 12월에 면접을 보고 합격하였습니다. 


   옆에서 보면, 3개월 동안 천천히 차곡차곡 준비해서 합격한 것처럼 보입니다. 입학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은 한 달 정도 걸립니다. 각종 증명서는 준비하는 것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가장 힘든 것이 연구 과제 제안 (Research Proposal)입니다. 박사 과정에 들어와 코스웍을 배우면서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 지를 기술하는 것입니다. 면접 당일날까지 쓰고 또 쓰고 고쳤습니다. 면접 당일 연구 주제와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준비했습니다. 데이터가 있는 곳에 연구 주제가 있다는 생각으로 영상회의 단말에 쌓이는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회의 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올해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박사 과정 응시생들이 갑자기 늘었습니다. 경쟁률이 평소보다 높아 합격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지난주에 합격 이메일이 왔습니다.  

  

  

직장인이 박사 타이틀이 왜 필요할까?  

   MBA를 선택할 때보다 훨씬 더 큰 고민이 있습니다. 박사 과정에 지원한 내적 동기도 충분하고 이미 AI/ML에 대한 공부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입학을 고민하다가 막상 입학이 결정되고 나니 졸업이 걱정입니다. 


  

 

   우리나라에 매년 15,000명의 박사가 배출됩니다. 매년 박사 타이틀을 단 직장인들이 최소한 10,000씩 늘어납니다. 그들은 인터넷에 직장인 박사에 대한 실망감과 불편함을 드러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직장인 박사 성공 사례나 실패에 대한 이야기들을 수집했습니다. 성공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직장인들이 박사 타이틀을 단다고 해서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는 것도 아니고 승진이나 월급이 크게 오르는 것도 아닙니다. 3년에서 5년 동안 힘들게 공부만 했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쩌면 더 안 좋아진 케이스만 잔뜩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 박사를 하는 사람들의 글은 많아도 졸업한 사람들의 글은 많지 않습니다. 박사 타이틀을 딴 사람들은 성공이라기보다는 현상 유지의 카드일 뿐입니다. 스스로 내적 동기가 강해도 직장인 박사의 길은 험난합니다. 


   다시금 자신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직장인에게 박사 타이틀이 왜 필요할까요? 가끔 이렇게 공부하지 말고 남들처럼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싶습니다. 가끔 인터넷에 글이나 쓰고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일들을 잘 정리해서 가끔 책이나 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년이 올지도 모릅니다. 엔지니어의 생명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이렇게 힘들게 공부하지는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지금 공부하면 은퇴를 뒤로 미룰 것이고, 지금 놀면 은퇴를 앞당길 것이다. 


지금 공부하면 은퇴를 뒤로 미룰 것이고, 
지금 놀면 은퇴를 앞당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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