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BA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인하트 Mar 06. 2021

48. 새로운 항해를 위한 닻을 올리다

MBA를 왜 했냐건 웃지요.  

   2018년 3월 3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aSSIST, Seoul School of Integrated Sciences & Technologies)의 Aalto Executive MBA in Seoul 과정에 입학하였습니다. 3학기 동안 21개 과목과 2주간의 해외 집중 과정에서 3과목을 수강하고,  2019년 8월 27일 MBA 긴 여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총 38,800,000 원의 학비와 2 주간의 해외 집중과정 체류비가 소요되었습니다. 


   MBA를 졸업한 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공식적으로 석사 학위기 한 장을 얻었을 뿐입니다. MBA 졸업으로 달라진 것을 묻는 사람들에게 해 줄 말은 별로 없습니다.  'MBA 이야기' 브런치 매거진에서 MBA를 졸업 후 내부적인 변화와 외적인 변화를 추적하였고, MBA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개인적인 경험을 정리한 'MBA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는 항구'책을 출판하였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2854142?OzSrank=1


   MBA가 가져다준 변화에 대해 몇 시간 동안이나 이야기할 수 있지만 굳이 깊게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답을 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MBA는 쓸모없다는 생각을 강화하기 위한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직장인들은 이미 필자의 블로그를 찾거나 책을 읽을 것입니다.


   결국, MBA에 대한 수많은 미사여구보다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와 같은 답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냥 뚜벅뚜벅 걸어갈 뿐입니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푸을 매지오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이쏘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내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꿈을 좇는 모험을 시작하다  

   MBA는 직장 생활의 긴 여정에 대한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는 항구입니다. MBA를 무엇을 완성하는 단계가 아니라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MBA는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줍니다. 자신이 오른 MBA라는 산이 높지 않고 아주 낮은 산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래서, MBA 졸업생들은 무엇을 이루었는 지를 묻지를 않고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였는 지를 자문합니다. 


    MBA 졸업생들은 이상합니다. 그들은 해적처럼 항구에 정박하기를 싫어하고 항해를 좋아합니다. 항구에 머무를 때 오직 출항하는 꿈을 꿉니다. 멈추어 있다는 생각만으로 스스로를 떠나게 하는 욕구를 가졌습니다.     MBA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꿈을 이야기하는 항구입니다. MBA 졸업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MBA라는 정상에 서야
비로소 보이는 법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일하면서 새로운 항해를 위한 기착지를 찾았습니다.  MBA를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MBA를 졸업하면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MBA를 다닐 때는 공부가 중심이지만, 졸업하면 비로소 사람이 보입니다. MBA를 다닐 때는 졸업만 보이지만, 졸업하면 비로소 저 멀리 새로운 세계가 보입니다. 


   누구나 미래를 보는 것과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자신의 미래 모습을 결정하지 않으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일하면서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필자에게 박사 과정은 열린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일 뿐입니다.


   꿈을 이루는 가장 쉬운 방법을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대학교에 있기 때문에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들과 함께 앞으로 함께 공부하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미래를 준비할 것입니다. 꿈을 좇는 모험은 함께할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대학교에서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를 만날 수도 있고, 슬램덩크의 채치수, 권준호, 송태섭, 서태웅, 정대만을 만날 수 도 있고, 원피스의 사냥꾼 조로, 항해사 나미, 포수 갓, 요리사 상디, 선의 쵸파, 고고학자 로빈, 조선공 프랑키, 음악가 브룩, 조타수 징베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경영학 박사라는 닻을 올리다

   2020년 3월 2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에 경영학 박사 과정에 입학하였습니다. aSSIST 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말에 진행되는 Course Work 과정입니다. 2주에 한 번씩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16시간씩 수업을 합니다. 박사 과정이 직장 생활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논문 쓰기에 최적화된 교수법입니다. 지도 교수 선택이 자유롭기 때문에 연구 주제와 공부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 조동성 교수의 '연구 조사 방법론' 수업에 참석하였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몇 달간 큰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주말도 없이 일했습니다. 이번 주 주말 작업을 피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무리하게 일을 완료하였습니다. 


   강의장에 필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40여 명의 학생들이 주말에 모여 있습니다. 모두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찾아왔을 것입니다. 그들 중에 유비, 루피, 삼장법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것만으로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47. 직장인 박사 과정을 왜 하는 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