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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Apr 19. 2019

6.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에 당황하는 이유

문제의 시작 -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면서 뉴센추리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사, AIG가 파산을 했습니다. 2008년에는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 금융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었습니다. 미국은 2008과 2009년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실업률이 10%로 급증하였고, 유럽과 한국도 예외일 수는 없었습니다.   



   기업의 IT 조직도 예산과 인력 감축이 진행되었습니다. IT 예산과 인원 감축이 일방적으로 진행되었지만, 기존 IT 자산과 솔루션은 그대로였습니다. IT의 조직은 기업 전체가 사용하는 솔루션의 개수와 업무량이 비례하고,  직원의 수에 따른 업무량의 증가는 적습니다. 직원이 10% 이상 감원된다고 업무량이 10% 줄지 않습니다. 작은 조직은 업무 프로세스에 맞춘 솔루션이 적고, 큰 조직은 업무 프로세스에 맞춘 솔루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 번 커진 조직이 다시 작은 조직으로 바뀌기 어렵습니다. 기업의 IT 조직은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왜 아마존 AWS는 빠르게 성장했나? 

   미국 기업들은 블랙프라이데이의 엄청난 온라인 쇼핑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평소보다 열 배나 많은 서버를 운용하지만, 이 시즌이 끝나면 서버를 이용하는 트래픽이 정상적으로 돌아갑니다. 아마존은 늘어난 서버를 다른 사업자들에게 임대해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006년 처음 아마존 웹서비스 (AWS, Amazon Web Service)를 시작했습니다. 


   

   아마존 AWS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기업들은 직접 서버를 구매하거나 유지 보수할 필요가 없고, 필요한 만큼만 서비스를 구매하여 사용한 후 필요하지 않을 때는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물론, 하드웨어 운영 인력도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존 AWS가 개척한 새로운 클라우드 시장은 2006년부터 시작하여 2009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부족한 IT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 AWS 서비스를 선택하였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급성장을 시작하면서 2009년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와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Microsoft Azure)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은 어떻게 해결했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한국은 선진국들과 동일하게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였습니다. 해외 선진 기업들의 IT 부서들은 아마존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수용하여 IT 인력난을 해결하였지만, 한국 기업의 IT 부서들은 야근과 주말 근무로 버티는 사람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업무 생산성을 유지하였습니다. 2018년 7월까지 지난 10년간 IT부서는 줄어든 예산과 인력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심한 경우 회사의 핵심 IT 자산 조차 유지보수 계약을 맺지 않아 장애 발생 시 발만 동동 구르는 일도 있었습니다. 


   2018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자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든 상관없이 문제가 터져 나왔습니다. "지금도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일을 하라는 말이냐?"라고 IT 담당자들이 말합니다. 자신이 아는 방식 이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 기업들은 10년 전 보다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 방법으로 IT 부서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했지만, 한국 기업들은 10년 전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과거의 방법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10년 전부터 하고 있는 것들을 한국은 지금도 하기 어렵습니다. 아마존, MS 그리고 구글 클라우드의 성공에서 보듯이 외국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수용하면서 업무 생산성을 올리고 있지만, 한국은 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 지를 논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야 스마트워크(Smart Work)에 관심을 가지다

   2019년부터 한국 기업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스마트워크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반화입니다. 기업들이 사람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어떤 방식으로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최고 경영진은 스마트워크와 같은 일하는 방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만, IT 담당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의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정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지금의 일하는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선진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서 생산성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사람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겨우 유지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가본 길조차 우리는 주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크를 추진하는 사람들 가운데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오래 또는 자주 해본 사람이 없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여 업무를 진행해 본 사람이 적습니다. 결혼해야 하는 사람이 연애를 글로 배우듯이 스마트워크를 추진하는 사람이 재택근무를 글로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나무도 숲도 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스마트워크가 업무를 PC를 벗어나 모바일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라는 일차원적 판단에 머무르고 있거나 엄청난 거대 담론 인양 고민합니다.  


   하지만, 외국 기업이나 외국에서 일해본 사람들이 한국 기업에 진출하면서 이런 변화를 더 빠르게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은 값싼 다수의 사람을 투입하여 눈을 치우는 것보다 제설차를 구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IT 부서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새로운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잘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마도 2019년 말이나 2020년 즈음 한국은 새로운 방식의 업무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는
한국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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