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 답례품 정하기
2018년 9월 1일 아버지의 칠순을 맞아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시간 순서에 따라 준비과정에서 마무리까지 차례차례 정리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기억의 편린들을 중심으로 전개합니다.
50여 명의 가족들을 모시고 호텔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 선물은 형제들끼리 논의하면서 간단하게 결정되었습니다.
필자 : 하객 답례품은 좋은 걸로 하자. 하객분들이 호텔에서 바다도 보고 좋은 식사에 좋은 선물까지 받아가시면 멀리 오셨더라도 기분이 좋을 듯한데
아내 : 예전에는 수건이나 컵을 했지만, 요즘은 떡이나 케이크를 많이 해.
막내 : 아버지 친구분들은 수건 나누어 주었어요. 그리고, 아버지는 친구분들하고 마을회관의 동네 분들도 같이 나누어주신다고 100개 정도 준비하라고 하셨다네
필자 : 100개면 질 좋은 수건으로 해야겠네. 나도 떡이 나을 것 같은 데. 사람 이름 적혀 있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걸레가 될 수 있으니
둘째 : 그럼 넉넉하게 200장 만들자. 많이 사면 싸잖아.
아내 : 장당 3000원만 잡아도 30만 원이에요.
떡이나 케이크처럼 한번 먹고 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부모님은 답례품을 주고 받던 습관대로 수건을 고집하였습니다. 하객으로 오신 가족들에게는 먹을 것을 줘도 되지만, 아버지는 오지 못한 친구분들과 동네 어르신들을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대신 질이 좀 좋은 것으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답례품으로 수건으로 정하고 난 후 디자인과 색상은 눈썰미가 좋은 집사람이 결정하였습니다. 형제들과 가족들은 디자인과 색상을 모두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막내 : 이쁩니다. 딥블루
필자 :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도 있으니, '님'보다는 '옹'을 넣자. 우몽근옹
막내 : '옹'이 좋아요
필자 : 아버지가 약간 어깨 힘들어 가는 거 좋아하시잖아. '옹'이 나을 듯한데
아내 : 보통'옹'이라는 표현은 거의 안 써. '옹'은 어른의 가장 높임말인데. 동네에서 아버지가 큰 어른은 아니잖아. 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많으신데.
둘째 : 형수님 맘대로 하세요.
필자 : '옹'이 약간 익살스러운 면도 있네. 당신 뜻대로.
집사람의 의견에 따라 답례품에는 '님'자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필자는 여전히 아쉬웠기에 행사 당일에는 아버지를 '옹'으로 어머니를 '여사'로 높여 불렀습니다.
부모님 리마인드 웨딩 행사 당일 분주하게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분주히 사진 촬영을 하던 중 필자의 머릿속에 스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답례품을 아무도 챙겨 오지 못한 것입니다. 누군가를 다시 보내기엔 시간이 너무 빠듯했습니다. 답례품은 나중에 각자 전달해 드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강릉에 사시는 분들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날 때마다 전달해 드렸고, 외지에서 오신 분들은 따로 형제들이 전달해 드렸습니다.
필자의 집에도 전달하고 남은 3장 정도의 수건이 있습니다. 행사 답례품은 단순히 오신 하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대신하는 정도의 의미였지만, 남은 세 장의 수건을 쓸 때마다 행사 당일 해프닝과 이야기들이 생각납니다. 답례품이 그 날의 추억을 불러내어 필자를 미소 짓게 하였습니다.
답례품은 그 날의 추억을 불러내어
사람을 미소 짓게 한다.
다음에 올 어머니의 고희연에는 다른 행사를 준비할 것입니다. 그때의 답례품은 지금과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을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