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맞는 운동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하여
“나는 운동에 재능이 없어. 운동을 해야하는 건 알겠는데 못하니까 하기 싫어”
주변에 몸이 아프다는 친구들에게 운동을 권하면, 항상 돌아오는 대답이다. 나는 이 대답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취미를 가지는 것에 재능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SF책을 읽는 것, 영화를 보는 것, 게임을 하는 것,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것 등 취미의 범주는 정말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한 취미를 즐기기 위해 재능이 있을 필요도 없다. 그냥 내가 즐거운 그 무언가를 하면 된다.
운동 역시 우리가 즐기는 많은 취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는 운동이라는 영역에 있어서는 다른 영역의 취미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운동은 ‘잘’해야 하고, ‘정확한 자세’로 해야 하며 그렇게 하지 못 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감을 잃는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필라테스와 같은 자세교정 운동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자세교정과 근력향상을 위해 재미없는 운동을 꾸역꾸역 해나가면서 운동이 나와 맞지 않으며 재미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지난 주말, 별자리 보기가 취미인 친구와 함께 양양에서 갔다. 수십번 가 본 양양의 밤하늘을 처음으로 제대로 보게됐다. 헤라클레스자리, 물병자리, 그리고 금성까지. 이렇게 취미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상에 눈뜨게 해준다. 그 자리에 있었지만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가 준다. 취미가 많아질수록 세상을 보는 눈은 깊고 넓어진다.
많은 취미 중 운동은 몸이라는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운동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건, 내 몸에 대한 지도가 아직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탐험을 위한 수단으로 기차가 좋을지, 배가 좋을지, 지하철이 좋을지도 알 수 없다. 산을 좋아하는지, 바다를 좋아하는지 그 선호도 알지 못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다양한 방법으로 몸을 탐험하려는 시도다.
운동 할 시간이 부족하고, 기초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물론 근력운동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건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내는 것이다. 근력운동에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는데 꾸역꾸역 하다보면 결국 중간에는 포기하게 된다.
소개팅을 할 때 성공확률을 높이려면,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확히 알아야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소개팅을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운동을 탐험하고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너무 빠른 운동이 부담스럽다면,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천천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추천하고 싶다. 반대로 정적인 운동이 너무 지루하다면, 싸이클이나 바레, 줌바댄스처럼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세상에 운동 종류가 수백 개인데, 뭐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은 하나쯤 있다. 한 번 시도해 본 운동이 나와 맞지 않았다고 너무 쉽게 나는 운동에 재능이 없다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더 다양한 방식으로 몸을 탐험하고 싶어진다.
우리는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취미에 재능까지 있어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일단 무엇이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하다보면 내 몸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 ‘아, 나는 이 부분의 가동성이 좀 부족하구나. 리듬감이 없구나. 동체시력이 떨어지는구나. 파워는 좋은 편이네?’ 그렇게 내가 잘하는 것과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정보를 점점 얻다보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 때 필요한 운동을 조금씩 보강해주면 된다.
예를 들면, 나는 누군가와 직접적으로 게임을 하기 보단, 기록을 통해 경쟁하는 운동을 좋아한다. 단체로 하는 운동보다는 개인으로 하는 운동을 더 좋아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보다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천천히 움직이는 운동을 선호한다.
그래서 필라테스, 요가,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다보니 운동에 재미가 붙었고, 민첩한 움직임이 필요한 운동들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크로스핏과 러닝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죽어도 관심이 생기지 않던 라켓스포츠인 스쿼시도 한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움직이는 거다. 무엇을 하던 하루종일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다는 몸에 좋다. 신대륙을 발견하는 콜롬버스의 마음으로, 매일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면서 내 몸을 탐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