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독서법을 찾아가는 길
오랜만에 생각거리를 얻었다. 최근 실용서를 주로 읽다 보니 잠잠히 사색할만한 생각거리를 받는 경우가 적었다. 아무래도 실행이 주인 'HOW'를 얻어야 할 책들이라 그런가. 대개 이 경우는 '좋아! 해보자!' 하는 설렘 동기가 먼저 생긴 후 실행 단계에서 그 생각이 완연히 내 것이 된다. 당장 훅치고 들어와서 주저앉히는 시기가 다르다. 인문서와 실용서의 차이랄까.
'사색의 한 조각'이라고 해야 할지 '생각의 단편'이라고 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뭔 차이인가 할지도 모르겠지만 꽤 차이가 크다. 아무튼 나는 그 둘도 아닌 '책 한 조각'이라고 명명했다. 어디로부터 어떻게 얻은 생각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도 하고, 위에 제시한 단어들은 왠지 무겁다. 약간 식상한 감도 있어서 겸사겸사 단어를 조금 바꿨다. 음, 가벼워서 좋다.
독서 후 가볍게 깨달은 내용을 적기 위해 마련했다. 온전히 한 생각을 담고 싶어서. 책 한 권 속엔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이제까지는 노션에 목차별로 이런 내용들을 두서없이 적어두었다. 한참 노트를 만들 땐 만드는데 집중하느라 크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 분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인간을 너무 얕봤다. 귀차니즘이 놀랍도록 강했던 한 인간은 관성의 힘과 더불어 이 의견을 몇 년 동안 무시했던 것이다. 그렇다. 이건 꽤나 오래된 고민이었던 것.
"해야 하는데!"의 스트레스가 이긴 오늘날에 이르러 반성을 한다. 이렇게 살면 속절없이 같은 상태로 지낼 것 같은 투명한 불안의 벽 앞에서 조금 움직일 동력을 얻었다. 나란 인간의 특성상 절차가 많으면 금방 지친다. 시각화라고 해야 할지... 생각이 먼저 미래로 떠나 여러 절차를 밟고 오면 이미 한 번 겪은 일처럼 금세 지쳐버리고 만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아주 작디작은 조각으로 한두 번의 절차로 끝나도록 시스템화해야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다.
거창하게 시스템이라고 했지만 시스템이라고 해봤자 특별한 방법은 없다. 그저 나눠 기록하기로 설정한 게 다다. 노션 독서 노트는 목차별 요약 후 그 외의 저자의 경험이나 생각 등에서 영감을 받거나 인상 깊은 부분은 밑에 따로 모아 적어둔 것이 끝. 그리고 책의 주제는 아니지만 나름 깨달음을 얻은 부분은 오픈된 나만의 공간에 따로 옮겨 적어두기로 했다. 딱 1, 2단계라 적절했다.
제목을 통해 생각의 과정과 연결들을 볼 수 있기도 하니 꽤 편한 접근법이라 본다. 다시 해당 책을 읽지 않더라도 내가 했던 생각을 파악할 수 있기도 하고(생각의 출처도 있고), 목차를 살펴보면 내가 꾸준히 해온 생각의 결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키워드를 찾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원하는 대로 생각들을 연결할 방법을 찾는데 음, 쉽지 않다. 시도는 해보고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일단 시작은 가벼워야 하니 포르르 움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