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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 May 09. 2016

있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는

W Hotel, Bankok

있어야 할 곳에 정확히 존재하는 그런 것이 있다. 아파트 상가 일층에 들어선 편의점이나, 사람 많은 길목에 빛나는 맥도날드의 24시간 간판. 지하철역 입구의 호떡 포장마차와 근처의 올리브영과 같은 존재들이 그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곳 즈음 어딘가에 그런 것이 있기를' 바라는 만큼 정확히 있어주길 바라는 것. 동남아시아 국가의 수도에 호텔이 있다면, 근사한 야외수영장이 있기를 누구나 바랄 것이다. 설사 주변이 온통 빌딩이여서 누군가의 사무실에선 훤히 내려다 보이고, 도로에는 매연 규제가 되는지도 (있는지도) 모르겠는 자동차들이 줄줄이 서있더라도. 그리고 그곳이 방콕이라면? 하지만 내게 이 수영장이 너무나 이질적인 것은, 내게 이 도시의 의미가 일반적인 사람의 그것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겠다. 서울에서 방콕까지 다섯시간 반이 걸린다. 같은 비행기에 앉은 사람들이 같은 호텔의 수영장을 떠올렸겠지만, 그 의미까지 같았다고 말할수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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