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
좋아하는 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이 올라왔다.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았던것 같다. 그래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소설을 쓰고 때로는 경제나 정치나 문화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새로운 세상을 계속 만들었다. 그리고 바밤! 컴퓨터를 만들었다. 컴퓨터는 완전한 의미의 새로운 세상이였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사실은 서버에 존재하지만) 무엇인가를 쓰고 저장하고 읽고 나눌수 있는 공간. 그곳은 무궁무진한 우주와 같았다. 우주랑 차이가 있다면 가서 정복하고, 고치고 마음대로 넓힐수 있다는 것.
인터페이스 자체만 놓고 보면 큰 주제가 아닐수도 있다. 인터페이스 자체는 통신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변한다는 것은 통신하는 대상 자체가 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신하는 대상이 변한다는 것은, 사람이 만드는 그 세상이 변한다는 것이다. 그 세상은 점점 더 진짜 세상 같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검은 화면이었다. 검은 화면에 흰 글자 몇줄. 그 다음에는 딱딱한 박스들이었고, 좀더 화려해진 박스를 화살표로 선택하고 끌어서 조작했다. 좀더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손가락으로 움직인다. 여기까지도 엄청난 발전이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만들어둔 규칙의 대상이 있고, 좀더 편한 방법으로 그것을 동작시킨다' 사람은 만들어둔 규칙을 알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스크린안에 있다.
요즘에는 점점 다르다. 소리를 낼 수 있다. 소리를 듣는것에는 스크린이 없다. 아직 말을 잘 못알아듣는다는 문제가 있지만, 언젠가는 '야 배고프다'하면 '네 치킨 시켰어요'라고 대답하는 날이 온다. 그 다음에는? 그런 대답을 잘 하는 무엇인가가 날 따라다닐지도 모른다. 책상에 앉아서 '야 목말라'하면 '여기요 음료수'하고 가져올거다. 좀 더 나중에는? 글쎄, 그때는 무엇인가 필요한 세상이 올까? 아니면 그때의 진짜 세상은 만들어진 세상이랑 어떻게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