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갑자를 지나.
한여름에 태어난 엄마는
생일에 마땅한 축하를 받는 편이 아니었다.
먼곳에서 살고 있는 나는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자는 것이 늘어진다고,
늘 축하선물만 보내고 따로 방문하지 않았다.
올해는 환갑이니 의미있는
엄마 원하는 생일을 보내게 해주게하려고,
덥지 않은 날에 여행을 계획했었다.
나의 계획과는 다르게, 여행은 무산되었다.
엄마가 아팠다는 핑계였으나,
병원비를 보태고 나니, 다시 여행을 계획하긴 어려웠다.
60갑자를 살고, 인생을 한바퀴 돌아 다시
1갑자로 돌아왔다는데,
여행까지는 못 가더라도,
기억에 남는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엄마의 평생에 받아봤을 리 없는 꽃과,
풍선과 초로 장식된 방,
커스텀으로 제작한 케이크.
한상차림의 식사.
다 해놓고 보니,
돌잡이 용품만 없을 뿐인
남들이 자식한테 차리는 돌상 같더라.
내 돌사진에는
엄청난 공을 들여 준비한 것이 티가나는 장식들 뿐이었는데.
내가 차린 엄마의 환갑 사진은
투박하기 짝이 없는 반찬들 뿐이었다.
손재주가 없는 내가 한 음식은 맛이 있지도 예쁘지도 않았다.
장식이라고 달랐을 리 없고.
내 나이 탓을 해보자니,
나는 곧 불혹의 나이인데다
엄마가 내 돌 상을 차린 나이가
지금 내 나이보다도 열살은 어릴 때이니,
사실 상을 차리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자식이 부모의 자식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다시 한번 체감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