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과의 대화가 그립다.
후속 조치가 불필요한 대화.
사회생활을 오래 하면서 속내를 말갛게 꺼낼 수 있는.
그런 대화를 한지 오래됐다.
내 속내를 얘기하면 그건 곧 다음날 내가 해야 할 일로
나타나기도 했기 때문에
점점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필요한 말
전달해야 하는 말만 입에 담게 된다.
정작 그렇게 해도 상대방이 하는 말이 있기 때문에
맞장구를 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내 말은 내가 다음 날 해야 하는 일이 되고 만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내향적인 사람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치밀어 올랐다.
그러다 어느 날 병원에서 간호사에게 의사에게.
택시에서 기사에게.
세상 불필요한 이야기들을 이어나가고자
말을 거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아 나는 연관되지 않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구나를
깨닫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