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먹고 싶다. 술!
뻘쭘해서 마시는 거 말고!
우리네 직장에서의 술자리는 탐색전 같아요.
네가 좋아하는 것중에 내가 좋아하는 그 한가지를 찾기 위한.
그게 아니라면 내가 싫어하거나 힘든 것을 상대도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하지만 오래된 사이이거나
이미 전우 같은 사이가 아니라면
막상 만나도 쉬이 말을 꺼내기가 어렵더라구요.
윗사람은 갑질이다 성희롱이다로 엮어질까 무섭고
아랫사람은 상사에게 고과나 다른 의미로 악영향이 있을까봐 무섭고.
결국은 상대의 편견에 한가지를 더할까봐,
어떤 한 쪽으로 판단될까봐 두렵죠.
양쪽 모두 입을 닫게 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도 할 말도, 들을 말도 없다면
상사는 뻘쭘해서 술이라도 먹자며 술잔을 기울이고,
요즘 세대들이야 덜하겠지만
같이 뻘쭘한 아랫사람은 술잔에 잔을 가져가 짠을 할테죠.
그렇게 술자리가 고생스러워지는 듯 합니다.
저는 그 뻘쭘함에 술잔을 기울이는 대신에
조금은 푼수짓을 해보곤 했는데,
어느날 부터는 개그맨처럼 보더라구요.
적당한 취기로 안뻘쭘하고 즐거운 대화를 할 방법은
정녕 만나던 사람을 계속 만나는 방법뿐인걸까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