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남겨진 것 대신, 내 좋은 것들만 물려주고 싶다.
할머니는 증조할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이 없었다. 오히려 재산은 모두 남동생에게 물려준, 증조할머니의 말년을 보살피는 것은 할머니의 몫이었다. 그래서 재산이라도 자식들에게 물려주려고 크게 장사를 했다. 그리고 자식이 잘못 고른 배우자로 인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밖에 내어져 자란 지식에게 할머니의 가치관이 전달될 리는 만무했다 그렇게 물려줄 것이 없어 한탄했다..
엄마는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해 주면 자식이 자생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돈은 없어 시간으로 아이가 배울 방법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렇게 자란 내가 돈을 좇는 선택을 할 때, 항상 다시 생각하게끔 했다. 돈을 좇다 보면, 돈에게 쫓기게 된다고. 인생의 운전대는 온연히 내가 쥐고 가야 한다고.
돈을 좇는 이유가 짊어지고 가야 할 가족이 대한 책임감인 걸 알았을 때 엄마는, 엄마가 할머니를 바라보는 눈을. 내가 하지 않기를 바랐다.
나 역시 나의 아이가 나와는 독립된 아이이기를, 완연히 자신의 인생을 살기를 희망한다. 자신의 행복만을 위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나는 그저 동력만 줄 수 있을 뿐이다.
선택을 할 때 장단점을 판단할 배경지식을, 즐거움을 판단할 가치관을, 행복을 판단할 공감능력만을 내가 아이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족하는 육아일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이의 모든 선택에, 내가 물려준 것들로 주저하지 않기를.
나의 상태가 아이를 머뭇거리게 하지 않기를.
아이의 건강이 방해하지 않기를.
선택이 잘못되었을 때 돌아올 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그 많은 것들이 열려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고 있기를.
그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 즐거운 삶이 된다는 걸 아이가 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