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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화 Jun 17. 2024

만다라트 프로젝트_24-2-1

나눔으로 지혜로워지는 성장 동반자_24-2-1

2024.02.10. 2월 1주차.


저는 끝끝내 논문을 쓰지 못했습니다. 무사히 졸업한 친구는 수치심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지만 저는 실패했어요. 윤동주가 별을 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말을 이제는 저 나름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왜 그런 어른이 되기 어려운지를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매사에 부끄럽습니다. 가장 부끄러울 때는 내가 외면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때입니다. 내 아집과 고집을 내가 모르고 있을 때. 그래서 그런 부분을 줄여나가기 위해 항상 성장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제게 다양한 성격 진단 검사, 목표 달성 도구들은 늘 강력한 솔루션 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그래서 올해의 새로운 도전은 만다라트를 시작하는 거에요.


만다라트를 처음 알게 된 건 뉴스레터 였지만, 제대로 인식하게 된 건 트레바리 독서클럽을 통해서였어요. 이미 수년째 만다라트를 개선하며 핵심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만다라트 개발자로는 2명이 알려져 있어요. 두 분입니다. 한 분은 일본의 마쓰무라 야쓰오(Matsumura Yasuo, 松村寧雄)가 개발한 사고 기법이라고 합니다. 연꽃 모양으로 사고를 확장해나가서 연꽃만개법, 마쓰무라 야쓰오의 이름을 따서 MY 기법, 불교의 만다라와 유사한 형태라는 점에 착안하여 만다라트라고 부른다고 해요. 다른 분은 일본의 디자이너인 이마이즈미 히로아키가 개발한 사고 기법이라고 해요. 이때의 만다라트는 목적을 달성한다는 의미의 ‘manda+la’, 목적을 달성하는 기술로서의 ‘manda+ar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동일합니다. 핵심 목적을 파악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고 기법이고 도구에요.


제가 가장 처음에 작성한 만다라트는 엉망진창이었어요. 역사와 전통이 있는 싸이월드에 적었다면 포도알을 잔뜩 벌었을 법한 자잘하고 사소한 목표와 이야기들로 가득했죠. 일단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적어서 더 그랬을 거에요. 핵심목표를 정하는 일이 너무 낯부끄럽고 생소했거든요. 그 작업과 유사했습니다. 내 일을 정의하는 문장 만들기요. 태니즈먼트나 커리어 워크숍을 가면 이제 한 번씩은 하곤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정의내리기. 나는 일용직 노동자인가, 성당 건축에 기여하는 자인가. 나는 다른 사람을 지원하고 다른 자잘한 업무를 수행하는 잡일꾼인가, 조직이 건강하게 운영되고 동료들이 업무에 몰입하여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운영하고 지지하는 자인가. 나는 무슨 업무를 좋아하고 무슨 일이 하고 싶지. 무슨 일이 나를 괴롭게 만들지를 계속 고민해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늙고 싶은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작업 말이에요.


두 번째 작성한 만다라트에서는 핵심 목표를 큼직하게 정했습니다. ‘나눔으로 지혜로워지는 성장 동반자’. 이 문장을 찾을 때 제게 가장 중요했던 키워드는 세 가지입니다. 나눔, 동반, 지혜. 제가 지향하는 성장은 지혜로운 사람이고, 성장 과정에서 제가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나누기를 바랍니다. 지혜는 혼자 갑자기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혜는 함께 할 때 지속되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늘 함께 작업하기를 바라면서 목표 설정이나 지속 및 참여 동인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해 중간에 흐지부지 해진 모임이 여럿 있습니다. 이번에는 저 혼자만의 만다라트 프로젝트를 지속하면서 그 이유를 찾고 그리고 모임을 하지 않더라도 나눌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계속 나누려고 해요.


제 두 번째 만다라트는 이미지와 같지만, 이번 설의 목표 중 하나는 이 만다라트를 더 잘게 쪼개어 수정하고 시간표를 만들어 일상 속에서 지켜나가고 1월에 대하여 피드백하는 거에요. 그게 2월 2주차에 남길 저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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