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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화 Aug 05. 2024

정답에 대한 환상

#트레바리 #백종화 #요즘 리더를 위한 인사이트 #평가보다피드백

2024.07.25. 트레바리 독후감

백종화 저, <평가보다 피드백>


평가보다 피드백: 정답에 대한 환상

저는 사주도 별자리도 타로도 좋아합니다. 신점도 기회가 되면 보고요. 전문가와 상담도 하고 강의도 듣고 책도 읽습니다. 심리상담도 몇몇 군데서 받아 봤어요. 이번에 책을 읽고, 이건 영수증 쇼핑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늘 해답을 찾아 헤맵니다. 내 인생을 한 방에 바꿔줄 해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죠. 내가 괴로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줄 정답이 다른 사람에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가 저를 그렇게 바꾸고 설득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를 되돌아보면서 제가 떠올린 장면은 영화 쿵푸팬더에요. 쿵푸팬더에서 우그웨이가 떠나갈 때, 시푸는 우그웨이에게 매달립니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당장 눈앞에 있는 제자들, 우리의 미래, 나의 미래, 나 자신의 인생을 감당하기도 무서운데 의지하고 상담할 수 있는 스승과 이별이라니요. 하지만 정말로 나와 너, 우리의 과거와 현재에 모든 해결책이 자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 해결책은 혼자일 때는 발견하기도, 형태를 갖기도 어렵네요. 포가 시푸와 연결되고 잠재력을 발휘하고 세계가 넓어진 것처럼 영화 굿 윌 헌팅에서 윌은 숀을 만남으로써 잠재력을 발휘하는 기회를 얻습니다. 하지만 그건 한 명의 위대한 마스터가 나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정답을 손에 쥐어줬던 걸까요? 


제가 평가를 원하면서도 불안해하는 이유는 정답이 있다는 환상이 기저에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정답이 있고 그 정답을 쥐고 있는 날카로운 눈의 마스터가 존재할 거라는 환상입니다. 정답을 맞추면 높은 평가를 받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겁니다. 얼마 전에 스터디에서 평가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학습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회사에서 평가는 왜 중요하게 여겨지는지에 대하여 간단하게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성과 향상, 몰입 등과 함께 많이 나온 키워드는 보상, 승진이었어요. 하지만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평가는 구성원들에게 ‘우리 회사에서 S급, A급은 이렇게 일하는 사람입니다’를 알려주는 강력한 메시지다. 그리고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기회와 보상을 준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165)”


우리 조직에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우리가 함께 일하기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무엇인지, 우리 조직의 십계명은 무엇인지, 십계명이 새겨진 건 비석인지 표지석인지 데자보인지를 전달하는 주요한 방법인 거에요. 이 방법을 만약 1년에 한 번 한다고 가정한다면 아무 기반도 없이 연말에 하지 않을 거에요. 우선 목표라는 기준치가 존재할 겁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조직에 속한 구성원이고 조직을 위해 목표를 세운다면 조직과 저의 목표는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만약 조직이 이번 년도에 채용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한다면 지금까지의 채용을 검토해 불필요한 비용, 프로세스를 찾는다거나 효과적인 프로세스를 분별해내거나 내부적인 조사, 외부적인 채용 브랜딩 방안으로 SNS 매체 활동 주 1회 및 분기별 캠페인 실행 등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목표에 대한 평가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저는 어떨까, 저는 어땠던가를 회고하면서 가슴으로 엉엉 울었던 대목들이 있었어요.


목표 수립에 대해서 피드백할 때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시선 전환이었던 부분은요.  “성과 목표를 잡을 때 핵심 중 하나는 ‘타인’을 중심적으로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에게 타인이란 고객, 회사, 팀 그리고 리더다.(82)” 


목표를 이렇게 수정하면서 서로 피드백을 주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고 가슴이 부풀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올해 안에 글을 한번 써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올해 하루 한 편의 글을 쓰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몰입감이 달라진다. 또 ‘내 경험을 기록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다른 사람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공유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영향력도 달라질 것이다.(83)”


목표 수립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구성원들이 무엇에 시간을 사용하고, 어떻게 일하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은 그 구성원의 올해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다.(87)”


목표 수립에만 이렇게 컹컹 울다니 목표 수립 단계는 일단 제가 먼저 많이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인 동시에 늘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이라는 의미이네요. 그리고 목표 수립 단계에서부터 피드백이 이렇게나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목표 수립이 잘 되면 평가도 잘 될까요? 1년에 한 번만 하면 완벽하게 다 돌아갈까요? 평가자는 모두 평가 마스터일까요? 시푸는 처음에 포를 정말 싫어했죠. 우그웨이의 선택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습니다. 윌과 숀은 처음부터 잘 통했을까요? 윌은 숀에게 그닥 솔직하지 않았었죠. 우리 팀장님은 응애하면서 손바닥에 팀장을 쥐고 세상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피드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피드백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서로, 서로가 제공하는 내용과 결과에 대하여 놀라지 않도록. 그 콘텐츠를 70퍼센트 이상 흡수할 수 있기 위하여 자주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이 존재하고 그 순간이 주기적인 일정으로 스며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포는 다른 매체 안 콘텐츠로 충분하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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