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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화 Oct 10. 2024

면접 후기_꼭 한 번 만나고 싶었어요

#면접후기 #원티드 #글쓰기챌린지



“평생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을 간직한 나와 우리 이웃이야기, 그리고 감동이 있는 소중한 만남!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연예인이 나와서 ‘그리운 그 사람’을 찾는 프로그램, 일반인이 나와서 커플이 되는 프로그램과 모두 섞인 채 떠올라 저도 이번 기회에 검색해봤답니다.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일반인이 방송국에 사연을 신청합니다. 어떤 사람을 왜 보고 싶은지에 대해서 사연을 적어 내면 방송국에서는 그 사연을 재연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하고 보고 싶어했던 사람을 찾아 스튜디오에서 만날 수 있도록 둘을 연결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신청자는 보고 싶던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못 만날 수도 있어요. 신청자는 스튜디오에 나오지만 대상은 나올 수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이렇게 꼭 뵙고 싶다고 이름을 외쳤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던 분들이 제게도 있었어요.



시작부터 감사했습니다. C사와 D사는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C사는 채용 플랫폼을 통해 면접 제안을 주셨어요. 면접 제안을 받고 하루 뒤, 이틀 뒤, 삼일 뒤, 자고 일어나도 아무 연락이 오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채용 플랫폼에서 C사에 대한 알림을 보냈어요. 불합격이었어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핵심은 우리의 인연이 닿지 않았다는 거에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존중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짧은 메시지나 형식적인 이메일이라도 받았다면 달랐을 것 같았고요.


D사도 채용 플랫폼을 통해 면접 제안을 주셨어요. 면접 제안을 받고 바로 당일에 해당 플랫폼을 통해 일정을 조정하고 이메일로 대화를 나누었어요. 회사에 대해 알아보면서 점점 설레였지요. 제가 경험해보지 않은 도메인, 낯선 기업 구조, 그리고 사진으로 본 내부 공간은 지금까지와 또 다른 분위기일 것 같았어요. 게다가 위치도 말이지요, 제가 아직 다녀보지 않았던 동네였어요. 면접 자체도 무척 기대하고 있었지만, 당일 오전에 문자와 이메일 한 통을 급히 받았어요. 내부 사정으로 채용을 중단하게 되었다는 메시지였는데 출근하자마자 그 아침에 결정이 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게다가 저 외에도 다른 면접 일정들이 있었을 거에요. 어려운 이야기지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이메일로 상세한 내용을 보내고 문자로도 남겨서 꼭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도 아마 그날 퇴근할 때까지 혹시 면접자가 올 수도 있어 대응을 준비해야 했겠지요. 허무함도 있었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나온 사람들은 그 사람을 만나 행복해지기도 하지만 슬퍼지기도 하고 싸움이 생기기도 하더라구요. 하지만 만난 이후의 일입니다.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과거의 이슈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만날 면목이 없어서, 혹은 고인이 되시기도 했지요.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으면 신청자는 그 대상을 앞으로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과거의 기억과 마지막 기억 중 어떤 기억이 더 강렬할까요? 강렬한 기억의 지속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앞으로 천천히 알아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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