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독후감
책 정보: 요즘 시대 리더십과 조직문화: 아주 보통의 행복(평범해서 더욱 소중한)-최인철
트레바리: 백종화 클럽장, 김태은 파트너. 요즘 시대 리더십과 조직문화
저는 늘 궁금합니다. 당신을 정확히 알고 싶어요.
특히 지금 내가 들은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저랑 당연히 생각이 다를 거라고 전제를 깔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이고 사람의 수만큼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단어가 이번 모임의 주인공인 ‘행복’입니다. 제 파트너는 늘 행복한 가족이 되고 싶다고 말해요. 그걸 들은 저는 늘 그래서 그 행복이 뭔지 물어보죠. 그럼 그 사람은 도저히 설명하지 못 하는 거예요.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구미호도 질릴 정도로 계속 질문을 해요. 행복을 상상할 때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지, 집은 어떤 모습인지, 구성원은 누구인지, 뭘 하고 있는지, 그럼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는 어떤 순간이 행복한지, 어느 정도로 건강하면 되는 건지, 질문은 끝도 없습니다. 하지만 파트너도 계속 고민해서 대답하는 걸 보면 아직 괜찮지 않나, 싶네요.
그래서 말이에요, 행복을 뭐라고 정의하세요?
저자는 행복을 ‘내 삶을 사랑하는 정도’로 정의하고 매순간 어디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평범한 행복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염상섭은 전쟁이 한창 심해지던 상황 안에서도 맥주를 마시고 일을 하며 일상을 이어가는 사람들에 주목해 장편소설을 냈는데 저자도 코로나가 한창 극심한 때를 배경으로 행복을 이루는 요소들에 대해 하나씩 다시 고민하고 정의를 내렸어요. 이 책에서는 행복으로 이어지는 요소들을 하나씩 잡아 형태화합니다. 행복을 만드는 요소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면, 아마 행복은 면이 아니라 점에 더 가까운가 봅니다.
저는 이 수많은 점, 그리고 심지어 여기에 담기지 않은 무수한 점들 안에서 6가지 요소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저자는 습관을 공간으로 다시 정의합니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 도구도 사보고, 강의도 들어보고, 목표도 다시 설정하고, 메이트도 만들어보지만 결국 공허로 돌아가는 그 수많은 노력들. 그 노력들 때문에 고통을 받지 말라고, 습관은 공간에 배어드는 거니까 공간을 설정하라고요. 그리고 각자 글쓰기 시스템이 정해져있는 작가들이 생각났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맥북을 켜서 반드시 원고지 20매의 소설을 작성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스탠딩 데스크에서 글을 쓰고 하루 목표를 500~700단어로 정해놨었대요. 신수정 님은 주말이 되면 카페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조앤 롤링은 카페에서 주변 소음을 들으며 글을 썼다고도 하고요.
회복탄력성, 또라이에 대한 정의도 비슷했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재정의 되었거든요.
저자는 회복탄력성은 개인에게도 역할이 있지만, 역경을 거쳐 성장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와 함께하거나 그를 지지하는 공동체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습관처럼 나 혼자 아등바등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거예요.
또라이에 대해서는요? 주변에 또라이가 있다면, 나를 다시 점검해봐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정신적 노화의 신호거든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상대를 아는데 필요한 정보 보다 상대는 안다는 나의 확신을 신뢰합니다. 아마도 제 뇌에서 그런 작용을 하는 거겠지요. 뇌과학의 스키마나 휴리스틱 처럼 어렴풋하게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따라가며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작용도 연결되는 부분이었어요.
저는 이 부분에서 저자가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끼기도 했어요. 그러니 그러지 좀 마세요, 가 요지가 아니었거든요. 너 자신을 다시 점검하고, 당신이 당신의 에너지를 충분히 쏟아넣을 목표를 상실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거니 다시 목표를 설정하라고 조언을 제시합니다.
그럼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죠?
저자는 여기서 재미있는 일의 조건들과 생각에 대해 정의하는 걸로 답을 대신했어요.
저자는 재미있는 일의 구성요소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일. 자기의 일에서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갖는 것
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즐거움을 갖는 것
게다가, 새로운 환경에 나를 계속 넣으면 심지어 우리는 절대 지지 않는 마음과 이별하는 연습도 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새로운 환경에 뛰어들면 스트레스가 꽤 클 거예요. 그때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다양한 생각이 들텐데 늘 떠올려야 해요. 생각은 속도가 아닌 깊이와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정의를요. 우리는 천천히 걷고, 여유있게 바라보며, 느리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나만의 템포를 갖게 된다면, 내가 비인간화되는 상황에서도, 내가 타인을 비인간화하는 상황에서도 쉽게 거리를 두고 나와 타인을 존중할 수 있게 되겠죠.
마지막이 비인간화 이야기가 된 건, 제 폐부를 찌르는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악마화, 비인간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큰 이야기만 생각했어요. 혐오와 차별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계속 일상 이야기를 했었죠. 이번에도요.
그는 ‘돈만 주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나 직원의 동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월급이나 복지제도 같은 외적 보상에만 신경 쓰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를 심리학 연구 결과로 설명했어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은 내적 동기에 의해 행동하지만 타인은 외적 동기에 의해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믿는다’고요. 몇몇 연구에서 사람들은 ‘나는 이 광고를 보고 사기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당할 것이다’라고 나와 타인을 완전히 다르게 놓고 보는 경우가 있었죠. 그런데 그 발상 자체가 인간을 비인간화 한다는 겁니다.
읽기 쉬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부분 부분 숨을 들이키게 되는 부분들이 거대하게 존재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반대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도 존재했죠.
실상 여기에 언급한 정의들에 대해서도 100퍼센트 동의한 건 아니랍니다.
그래서 이번 모임 때 여러분은 어떻게 정의를 내리셨는지, 혹시 습관이나 비인간화와 관련해서 실제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들 건강히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