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HR커리어브랜딩2기 #1회차 #후기
저는 도파민 중독자입니다. 이혼숙려캠프를 보거든요.
프로그램에 등장한 부부들의 스토리와 각자의 입장을 들으며 충격 받고, 그들이 솔루션 과정을 거치며 보이는 눈빛과 태도, 언어의 변화를 보며 감동 받아요. 물론 지속 여부에 대해 의심하면서도 일단 정신의학, 심리상담, 이혼 조정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부부들의 드라마틱한 티키타카를 보며 몰입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건전하고 발전적인 부트캠프 후기에 왜 이혼숙려캠프 시청 고백이 나오는 걸까요. 이혼숙려캠프의 모든 코스가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는 걸로 시작하는데 부트캠프 1회차도 동일한 부분에 집중했거든요.
가장 먼저 카메라로 촬영해, 일부 편집을 거쳐 자신의 행동이 더욱 강조된 영상을 보며 문제를 인식합니다. 내가 저렇게 행동한다고? 내가 이렇게 살아왔다고? 심지어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의 영상을 같이 봐야하는데 한 기수에는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묶여 있어요. 내가 가진 문제와 비슷한데 그 정도에 차이가 있는 사람들의 영상을 앉아서 계속 보고, 그 영상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들어야 합니다. 그 후에는 정신의학적, 심리적으로 다양한 검사를 통해 나를 분석해보고 그 분석 결과에 대해서 단순히 설명을 듣는 걸 넘어 무엇이 문제이고, 그게 왜 문제인지를 디브리핑 받아야 해요. 이혼 조정 절차에 들어가면 평상시에 큰 고민 없이 말했던 재산, 양육권 등 현실적인 항목에 대해서 치열하게 다투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죠.
이번 커리어 브랜딩 부트캠프도 그랬어요.
나라는 사람의 전체가 아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앞으로 만들고 싶은 커리어, 미래에 주변에 끼치고 싶은 영향과 기여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 과거를 계속 파헤치고 내가 가진 블라인드 스팟을 찾기 위해 나와 많은 접점이 있었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해봐야 해요. 첫 번째 시간에 우리는 앞으로 함께 고민하고 괴로워할 동료들에게 스스로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어요. 이름, 현재 소속, 하는 일, 이 수업을 듣는 이유 그리고 나를 한 문장으로 소개해야 했습니다. 인사 담당자들이 많은 자리라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도 있었지만, 포인트가 되는 단어들은 조금씩 달랐어요. 그리고 왜 그 문장이 나를 나타내는지, 그걸 왜 지향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 담겨있는 스토리도 차이가 있었죠. 이 과정을 거쳐 우리는 하나의 그림을 보며 우리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고민해보고 돌아가며 이유를 공유했어요.
20번은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지금 어디에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20번이 이 자리에 계시면 어떤 분이실지 너무 궁금했는데 없었습니다. 만약 20번에 계신 분을 만난다면 맛있는 걸 먹으며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요. 저는 3번을 골랐는데 제가 3번을 고른 이유는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 내가 곧잘 한다고 생각했던 것, 나의 암묵지가 통하지 않는 새로운 환경에서 점점 더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을 하기로 결정헀고, 그러니 잘 버티면서 계속 시야를 넓혀가자는 마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득 문득 체감하는 변화의 순간에 행복하기도 하고요. 분명 겹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같은 수업에 다른 분도 저랑 동일한 번호를 고른 분이 계셨어요. 하지만 고른 이유는 달랐죠. 다른 번호도 마찬가지였어요. 각자 고른 이유와 뉘앙스, 담긴 감정이 참 달랐어요.
1회차는 이걸 시작으로 계속 질문이 쏟아졌어요.
앞으로 총 4회차까지 나의 커리어 맵을 완성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플랜을 발표해야 하거든요. 게다가 2회차까지 최소 3명 이상의 주변 사람, 나와 함께 일하며 대화를 많이 나눴거나, 접점이 많았던 사람을 인터뷰해서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해요. 바로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안해본 일이죠. 인터뷰라는 포맷 자체도 생소한데 그 주제가 ‘나’인 거에요. 게다가 막연히 인터뷰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장점, 개선점, 목표 달성을 위한 조언, 임팩트 있었던 에피소드를 모두 들어야 해요. 인터뷰를 위한 기본 질문지가 있거든요.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질문 받고, 앞으로 4회차에 대한 이야기만 조금 들었을 뿐인데 쉬는 시간 15분도 딱 한 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해가 졌어요! 심지어 사온 커피도 다 못 마셨고, 간식 주머니를 뜯지도 못 했는데 말이죠.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처한 위치도 다르지만, 성장과 도전에 대한 고민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수업이 끝날 때까지도 여전히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게다가 저희가 집중할 부분을 명확히 만들어주는 매끄러운 강의와 질문, 환경을 조성하고 정리하는 원티드 최민정 님의 운영 덕에 더더욱 그렇겠죠. 왜 해가 졌을까요? 다시 생각해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오후 2시 반, 선릉역 디캠프 6층에 들어오면서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을 다독이며 달려왔다면, 강의실을 나가면서 들었던 생각은 당장 과제입니다. 그리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뭐부터 해야하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이미 흔한 말이죠. 내 가장 큰 적은 나고, 장애물도 나 자신입니다. 나를 한계 짓는 가장 거대한 존재도 나입니다. 커리어 부트캠프에서는 글쓰기, 질문하는 법, 커리어를 한 번 정리하는 패턴을 지속하는 방법, 그리고 커리어와 타인에게 기여하고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싶어하는 훌륭한 동료들과 만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번 부트캠프를 성실히 수행한다면, 마지막 순간 제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결과물은 저 자신을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태도와 패턴일 듯 합니다.
만약 커리어 브랜딩 부트캠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미리 고민해보세요.
이 부트캠프에 왜 참여하고 싶은지, 내가 앞으로 일을 하면서 어떤 직업인이 되고 싶고, 어떤 영향을 주변에 주고 싶은지, 지금까지 나를 막았던 가장 큰 장애물은 뭔지. 그러면 부트캠프에 참여할 때 조금 더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저는 1회차를 마무리하고, 인터뷰를 요청 메시지를 저를 잘 알고, 본인의 커리어를 도전과 성장으로 채우고 있는 분들께 남겨봅니다.
혹시 인터뷰를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인터뷰를 해드릴 수는 없어도 제가 겪었던 질문과 답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했던 대화들에 대해서 공유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제가 질문을 드릴 수 있죠!
그러니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같이 차 한 잔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