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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면 한 번 더 심호흡

#원티드 #HR커리어브랜딩2기 #후기

by 승화

내 감정이 아닌, 내 경험과 생각을 공개하는 일은 왜 이리 어려울까요?

말이 늦은 아이는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본인의 기준에서 완벽하게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건 없습니다. 각 단계, 그 순간에 완성도를 계속 높여가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IT 서비스를 개발할 때 무제한 적으로 영원히 개발만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니 우리는 내가 지금 서있는 단계에서 우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후 부족한 점과 개선할 점을 찾을 수 있어요. 그때 그 부분을 보완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요. 부트캠프 3회차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법, 그리고 더 먼 미래로 가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수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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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어찌 공개하란 말입니까! 이런 누추한 것을!!

딱 이 마음입니다. 이런 누추한 것을, 귀하신 분들께, 대체 어떻게, 어찌, 무슨 낯짝으로 공유하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거 아시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조금씩 조금씩 쉬워지고, 긍정적인 피드백과 개선점 반영을 거치며 조금씩 공개하는 장소, 공개하는 대상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 경험을 하는 날이었어요. 동료 모두에게 내가 쓴 글을 공유하고,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다들 서로의 글을 읽은 뒤 장점과 개선점에 대해 말해주어야 했어요. 제가 가진 부족함과 장점을 3명 이상에게 듣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요. 그런데 더욱 감사한 일은 용기과 동질감, 소속감이었어요. 다들 글을 쓰기 어려워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지만 쉽지 않고, 고민하는 바와 기대치가 있지만 그래도 용기를 가지고 쓰는 거구나. 우리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구나.


글쓰기로 브랜딩 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어요. 1단계. 내가 아는 나와 남이 아는 나를 일치하도록 만들어요. 우리는 앞서 내가 쌓은 시간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4회차 발표를 준비하고 있죠. 그러니 이제 그 내용을 참고해서 내 페르소나를 정해야 해요. 가족과 있을 때는 어떤 페르소나를, 직장에 있을 때, 거래처와 미팅할 때, 연인과 있을 때, 등등. 그리고 나의 커리어 목표를 찾는데 다만 이때 팁이 있었어요. 저 개인의 시선에서 정하는 게 아니에요. 거대한 관점에서 생각합니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 종교적인 관점, 혹은 명상을 통해 만든 자기객관화 관점에서요.


2단계.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타인에게 중요하게 만들어요. 내가 했던 경험을 나열합니다. 그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고, 주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콘텐츠 생산 방법을 찾아요. 그 후 그 콘텐츠를 참고할 수 있는 대상이 주로 있는 곳을 찾고, 나만의 글쓰기 패턴을 습관으로 만든 뒤 내 지식과 경험을 타인에게 가르치는 거예요. 다양한 방법 중 내가 가진 지식을 타인이 학습할 수 있도록 정제할 때 스스로에게도 가장 큰 인사이트와 배움이 있으니까요. 3단계. 나를 둘러싼 언어, 내가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긍정적으로 세팅해요. 어떤 언어를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나의 자그마한 행동들까지 다 영향을 받거든요. 주로 사용하는 언어가 조금씩 제 사고방식에 스며들고, 제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일을 할 때도 언어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요. 회사와 상사를 따라가고 그 안에서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을 넘어 제가 바라는 바가 있다면 그게 어떻게 상사와 회사에게 이득이 되는지, 지금 그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 무엇이며 거기에 어떻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설득하는 매니지업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4회차는 제 커리어 목표와 액션플랜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커리어를 설정하고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들에 대해서도 소개가 이어졌어요. 만다라트와 일정 추적 도구, 글로벌 기업의 CDP 프레임, HR 커리어 트랙에 대해 들었고 주니어와 시니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4회차 때, 우리는 각자의 목표를 발표할 거고, 그럼 그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는 시간이 되겠죠. 서로 도와줄 수 있는 일, 협력할 수 있는 일이 있겠죠. 그리고 그날 오시는 선배님들과 백종화 대표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성장도 도전도 함께 할 때 더 빠르고, 더 큰 임팩트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단계별로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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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사실 이걸 다 따라가고 있냐? 절대 아닙니다.

게다가 저희는 모두 바쁘다 바빠 직장인들이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후기를 쓰며 스스로를 계속 다듬고 있어요.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빌런 중 한 명은 외계인에게 소원을 빕니다. 모든 지식을 다 알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머리가 터져서 죽고 말아요. 그런 겁니다. 제 성격은 엄청나게 급하고, 제 현실과 다르게 기대치는 무척 높지만, 지금의 제 역량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첫 술에 배부르려고 하다니 제 발에 걸려 넘어지기 딱 좋아요. 그러니 심호흡을 합니다. 지금 배우고, 지금 조금씩 하고, 지속할 수 있는 패턴을 찾자, 그리고 운이 좋다면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과 만나자고요. 다들 조금씩 조금씩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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