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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한 힘을 제공한다’ 그래서 우리 문화도 메타다.
트레바리 6기 2회차, 크리스 채 저,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
메타의 미션, 즉 존재 이유는 (…) “give people the power to build community and 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 (사람들에게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이다. (…) ‘사람들에게 ~한 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메타는 늘 이상적인 비전과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을 미션으로 삼아왔다. (…) 그리고 이런 자율적인 업무 방식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보았다. (10-11쪽, 프롤로그)
작가가 7가지로 나누어 소개해준 메타의 일하는 방식은 결국 앞서 소개한 메타의 미션과 문화로 정리됩니다.
메타는 사람들이 스스로 능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회를 주죠. 하지만 그 기회는 메타라는 회사 안에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메타의 기준과 원칙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가 발견한 문제가 기회가 맞는지 계속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은 아래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문서로 정리해둔 기대치를 기반으로 진행 여부를 결정합니다.
문제 발견 > 가설 수립 > 데이터와 프로토타입 검증 > 프로젝트 기대치 설정 > 프로젝트 진행 > 점검 > 지속/중단
하지만 문제를 발견했을 때 그걸 기회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그들 모두가 서로를 파트너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문제의 제기와 도전에 따른 결과가 개인에게 위협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메타의 직급 제도와 다양한 피드백 제도, 자신의 강점에 기반한 파트너십, 팀웍 운영과 함께 본인이 본인의 리더십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탄생하고 자리잡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주커버그의 어항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예전에 국내 스타트업 중에 CEO의 책상이 가장 신입직원이 있을 법한 구석진 자리에 있었던 회사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가장 큰 권한을 가진 리더가 가장 투명한 곳에 앉아 모두와 함께 일하는 겁니다. 리더가 실제 현장을 직접 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그가 그곳에서 그렇게 투명하게 일한다는 모습 자체가 주변에 끼치는 영향은 분명 거대할 겁니다.
실제로 피드백 부분에서 리더들의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진행하는 조직진단 설문 후의 프로세스가 인상깊었어요. 조직잔단 설문이 종료된 뒤 팀 리더와 팀원은 설문 내용에 대해서 토론을 진행합니다. 토론이 종료될 쯤에 그들이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최대 3개 선정하고 개선책을 직접 찾아요. 그리고 실행하는 겁니다. 피드백의 목적은 ‘성장’에 있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모든 피드백에 열려있고, 경청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데 집중했어요.
이렇게 투명하고 상시적인 피드백이, 내 연차나 직급과 상관 없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건 서로를 파트너로 생각하는 문화의 영향이겠죠. 그리고 이런 파트너십은 강점 기반의 팀 운영과 리더십 커리어를 선택할 수 있는 패러렐 트랙이라는 제도에서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장 저는 강점을 이루는 다섯가지 요소를 돌아보는데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메타에서는 피드백, 리더십, 그리고 강점을 통한 자기인식에 대한 부분까지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부분이 매우 부럽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좋았던 부분이 있어요. 저성과자와 약점, 경고 시그널을 지나 책임지고 퇴사하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함께 일을 하며,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합니다. 면접 때까지는 저 자신도 제가 다 할 수 있을 것 같죠. 저도 이런 회사에서, 저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시너지가 날 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현실은 참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인간을 존중한다는 메타 답게 프로세스를 탄탄하게 해두었어요. 회사를 퇴사하게 되더라도 퇴사 결정 전까지 경고 시그널과 리더들과의 피드백을 통해 퇴사소식을 속보뉴스로 만들지 않습니다. 강점과 한 세트로 존재하는 약점에 대해서도 팀웍으로 보완하되 메타의 기준과 원칙을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만 경고를 날립니다.
인사총무 업무를 하면서, 점점 저도 그러고 싶어요. 제 업무 범주에 있는 누구도 다음 상황을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그에게 속보나 호외가 되지 않도록 하려고 합니다. 메타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부분을 확실하게 다시 인식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퇴사 리추얼도 말이지요.
아직 이루지 못해 자그마한 소감이자 실행계획으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나의 첫 커리어 브랜딩>을 이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메타를 애플의 문화와 주로 비교하였는데 구글과는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를까요? 그들은 분명 다른 문화인데 말이지요. 그리고 ‘커리어’라는 접근법에 있어서는 어떤 점이 담겨있고, 어떤 점이 다를까요? 다르다면 이들은 왜 다를까요?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싶어지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